죽어가던 140년 된 시무나무…주민·시민단체·행정 협업으로 ‘새생명’
광주광역시 한 마을에서 죽어가던 시무나무가 주민과 시민단체, 지자체의 애정과 관심으로 되살아났다. 이 시무나무는 140여년 동안 마을을 지켜온 정자목이다.
동구는 “내남동 내지마을에 있는 시무나무가 외과시술 등 수목 치료를 받고 건강을 되찾게 됐다”고 9일 밝혔다.
내지마을 시무나무는 약 140년 수령으로 추정되는 노거수다. 시무나무는 이정표가 없던 옛날에 20리마다 거리를 표시했던 길라잡이 표시목으로 심어졌다. 마을회관 앞 석축 옹벽에 자리해 오랜 시간 마을을 지키며 주민들을 위한 정자목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이 시무나무는 세월의 흐름을 이기지 못하고 몇 년 전부터 조금씩 썩어가더니 부러질 듯 위태로운 상태가 됐다. 마을주민들은 원형 파이프로 받침대를 만들어 시무나무를 기댈 수 있게 했다. 또 수시로 영양제와 물을 주는 등 보살폈지만 역부족이었다.
주민들은 지난해 9월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다. 소식을 들은 동구와 시민단체 나무심는건축인은 해당 마을을 수시로 방문해 시무나무의 생육환경을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외과시술 등 수목 치료를 하고 받침대 역할의 조형물도 다시 제작했다.
시무나무는 주민들과 시민단체, 지자체의 협업을 통해 10개월 만에 생기를 되찾게 됐다. 주민들은 시민단체와 동구청에 거듭 감사를 표하고 있다.
박홍근 나무심는건축인 상임대표는 “내지마을 주민은 물론 이곳을 찾는 외지인들에게 아름다운 경관과 쉼터를 다시 제공할 수 있게 돼 다행이다”고 말했다.
임택 동구청장은 “마을 중심에 있는 수목의 생육환경 개선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생명과 환경의 중요성을 전파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민·관이 긴밀히 협력해 건강한 녹색 공간이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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