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퇴자가 부자인 이유”...퇴직연금 한국은 연 2%대 불과한데...미국 영국은 8~9%
10년 평균 수익률 연 9.9%
韓日 원리금상품 포함 한계
미국 영국 호주 등 ‘퇴직연금 선진국’에서는 일찌감치 디폴트옵션을 도입해 퇴직연금 수익률을 극대화하고 있다. 미국은 2006년 연금보호법(PPA) 개정을 통해 확정기여형(DC) 제도인 401K의 자동가입과 함께 디폴트옵션을 본격 시행했다. 근로자가 입사 후 90일 이내에 적용 제외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사용자인 기업이 제공하는 금융상품으로 퇴직연금이 자동 운용되도록 했다. 별도의 운용 지시가 없을 경우 기업은 특정요건을 만족하는 적격디폴트옵션(QDIA) 전용상품에 투자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DC형 퇴직연금의 97%가 QDIA 제도에 따라 타깃데이트펀드(TDF) 등 고수익 상품에 적극적으로 투자되고 있다. 한국의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처럼 개인이 직접 운용하는 미국의 401K의 10년 연평균 수익률은 8.4% 수준이었다. 5년간(2016~2020년) 연평균 수익률은 10.1%에 이른다. 이에 따라 자산 10억원 이상의 은퇴자금을 마련한 ‘연금 백만장자’ 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QDIA에 따라 운용할 경우 손실이 발생해도 기업이 소송 등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면책조항도 디폴트옵션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임예진 근로복지연구원 퇴직연금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DC제도 가입자 대다수가 적격디폴트상품 중 TDF를 선택한 배경은 저렴한 수수료와 장기적으로 우수한 수익률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며 “사용자 관점에서는 운용 손실에 대한 면책조항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영국은 2012년 디폴트옵션을 의무화했다. 영국 노동연금부가 관리하는 국가퇴직연금신탁(National Employment Savings Trust·NEST)가 대표적이다. NEST 가입자의 99%가 디폴트옵션에 가입하고 있다. 2021년 기준 NEST의 10년 연평균 수익률은 9.9%에 이른다. 2015년에는 퇴직연금 상품의 수수료 상한선을 0.75%로 제한해 운용 수익률을 높이는데 한몫했다.
호주 역시 2014년 디폴트옵션에 해당하는 마이슈퍼(MySuper) 가입을 의무화해 운용 방식을 단순화하고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호주 건전성감독청(APRA)은 디폴트옵션으로 투자하는 마이슈퍼 상품에 대한 투자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고 디폴트옵션 상품 경쟁력을 높여 우수한 퇴직연금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2020년 기준 호주의 전체 퇴직연금 가입 계좌 중 60.5%가 마이슈퍼 상품에 가입하고 있다.
이들 국가들과 달리 한국과 일본은 디폴트옵션에 원리금보장 상품을 포함시켰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일본의 경우 2018년부터 디폴트옵션 제도인 ‘지정운용방법’을 도입했지만 원리금보장형상품 투자 비중이 44.8%(2021년 기준)로 여전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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