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최저임금 24% 인상 고집, 무인점포 공화국 만들 텐가 [사설]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가 합의에 난항을 겪고 있다. 법정 시한(6월 29일)을 이미 넘긴 가운데 노동계와 경영계는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일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11차 전원회의에서 양측은 2차 수정안을 제출했다. 노동계는 최초 요구안(1만2210원)보다 210원 내린 1만2000원을, 경영계는 80원 올린 9700원을 제시했다. 격차가 2300원으로 여전히 커 협상이 순탄치 않아 보인다. 노동계는 두 차례 요구 금액을 낮췄다지만 1만2000원은 올해 최저임금(9620원)보다 24.7%가 높은 수준이다. 어려운 경제 여건을 감안할 때 한꺼번에 20% 이상 올리자고 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노동계가 최초 제시한 최저임금 1만2210원이 확정되면 국내총생산(GDP)은 1.33% 감소하고 물가지수는 6.84%포인트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이 국내 경제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저소득층의 피해가 집중될 것으로 분석했다.
최저임금 과속 인상에 따른 경제적 피해와 부작용은 지난 정부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문재인 정부 5년간 최저임금을 6470원에서 9160원으로 무려 42% 올리면서 소상공인의 몰락과 취약계층의 일자리 감소가 두드러졌다. 소상공인들이 인건비 부담을 못 견디고 직원을 줄이며 5년간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30만명 감소했다. 주휴수당을 못 받는 '주 15시간 미만' 초단기 일자리는 64% 급증했다. 최저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도 2021년 322만명에 달했다. 취약계층을 위한다는 정책이 취약계층에 큰 타격을 입힌 것이다. 내년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어가면 취약계층의 일자리도, 고용의 질도 더 악화될 수 있다. 최저임금 인상 쇼크로 무인 편의점 수도 2019년 208개에서 2022년 3310개로 16배 폭증했다.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은 노사 공멸을 부르고 '무인 점포 공화국'을 재촉할 뿐이다. 노동계는 취약계층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묻지 마 인상' 요구를 멈추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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