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서 IAEA 총장 막은 시위대, 과학에 눈감고 팩트에 귀닫다 [사설]
과학에 눈먼 자들의 행태가 기가 막힌다. 과학은 무시한 채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핵 투기라는 괴담을 믿는 시위대가 7일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김포공항에서 막아섰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오염수 방류가 과학적으로 안전하다는 IAEA 최종 보고서의 근거가 된 팩트를 소상히 설명하기 위해 한국에 왔으나 시위대는 들을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로시는 집으로 돌아가라"는 구호를 외쳤을 뿐이다. 팩트에 완전히 귀를 닫겠다는 것이다. 이날 그로시 사무총장은 2시간 동안이나 공항에 갇혀 있다가 간신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IAEA가 4일 발표한 최종 보고서는 미국·프랑스를 비롯한 11개국 과학자들이 2년간 연구한 결과물이다. 다핵종제거설비(ALPS)에서 처리한 오염수를 바닷물에 희석해 방류하면 인체에 위험하지 않다고 했다. 삼중수소 농도가 1ℓ당 1500㏃(베크렐) 이하로 떨어지는 게 확인됐다는 것이 근거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음용 기준(1만㏃)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오염수를 희석하지 않아도 ALPS에 처리하기만 하면 해산물을 장기간 섭취해도 방사능 피폭 문제가 없었다. 방사성 물질 피폭 정도가 성인이 1년간 자연 상태에서 받는 방사능의 100분의 1이었다. 이게 과학이 밝혀낸 팩트다. 그러나 시위대는 눈이 있어도 보지 않고 귀가 있어도 듣지를 않는다. 현 정부와 일본을 반대하는 데만 매몰됐다.
원내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이런 행태를 부추기고 있으니 나라 망신이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8일 그로시 사무총장과의 면담에서 "IAEA가 주변국 영향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미리 '오염수 방류 지지'로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그렇다면 11개국 과학자들이 2년간 IAEA의 꼭두각시가 돼 꿰맞추기식 조사를 했다는 것인가. 이런 식으로 억지를 부리니, 그로시 사무총장이 민주당 의원들 앞에서 중간중간 깊은 한숨을 내뱉은 것이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인 나라의 원내 다수당이 과학과 팩트를 무시하니 황당했을 것이다. 괴담의 본산이 민주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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