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시장 찬바람 불자 빅4 회계사 퇴사율 급락
신규채용도 1천명 밑돌듯
2022년 회계연도에서 역대급 성과를 냈던 빅4 회계법인(삼일·삼정·한영·안진)이 올해는 인력 관리라는 난관에 부딪쳤다. 성과 분배와 인력 확보 차원에서 최근 몇 년간 급여와 대우 등을 대폭 강화했는데,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퇴사자가 줄어들자 인건비가 부담스러워지는 상황이 됐다.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딜 부문 일감이 경기 침체로 줄어든 와중에 이직을 통한 기존 회계사 인력의 '자연 감소율'도 지난해 말부터 확연히 감소했다.
9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빅4에 등록된 공인회계사(CPA) 중 입사자는 1993명으로 집계됐다. 퇴사자는 1235명이었다. 퇴사 비율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퇴사자 나누기 입사자 비율은 0.62를 기록했다. 2020년에는 0.86, 2021년에는 0.80로 0.8 수준을 유지했는데, 지난해 말에는 25% 이상 확 낮아진 것이다.
개별 회계법인으로 보면 빅4 중 퇴사율이 가장 낮은 곳으로 알려진 삼일은 올해 6월 말 기준 퇴사율이 한 자릿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빅4의 경우 평균적인 퇴사율을 15% 내외로 본다. 삼정도 지난해 3분기 퇴사율이 10% 초반으로 내려간 것으로 전해진다.
A회계법인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일감이 줄어든 반면 퇴사율은 확연히 낮아졌다"며 "인건비 등 인력 관리의 효율성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퇴사율이 떨어진 요인으로는 회계사의 급여 인상과 더불어 이직 대상이었던 사모투자펀드(PEF)나 금융사의 기업금융(IB) 파트, 벤처·스타트업계의 회계사 수요 감소를 꼽을 수 있다. 대리급(5년 차) 회계사 연봉이 1억원 수준으로 형성되면서 이 정도 이상 대우를 받으며 이직할 수 있는 곳이 한정된 편인데, 경기 침체에 따라 인수·합병(M&A), 투자 감소 등으로 외부 수요가 끊긴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은 신입 공인회계사 채용의 축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최근 몇 년간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던 빅4의 신입 채용 규모는 올해 반환점을 돌 것으로 보인다. 빅4의 채용 인력은 연도별로 보면 2019년 1050여 명, 2020년 750여 명, 2021년 1140여 명, 지난해 1340여 명 수준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빅4와 주요 로컬 회계법인까지 모두 포함해도 1000명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올해 최소 합격 인원 수가 1100명임을 감안하면 시험에 합격하고서도 주요 회계법인에 취업하지 못하는 인원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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