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빼면…올해 외국인 순매도

김금이 기자(gold2@mk.co.kr) 2023. 7. 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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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삼전 12.3조 사들여
반도체 등 일부만 집중 매수
올해 서머랠리 기대 낮아져
붐&쇼크, 韓증시 경계신호

올해 들어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인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국내 주식을 사실상 팔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외국인이 연초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한 금액은 12조2879억원으로 같은 기간 삼성전자를 사들인 액수(12조3052억원)보다 적다.

삼성전자 단일 종목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액이 유가증권시장 전체 순매수액을 초과한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1분기에 최대 70%를 밑돌던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액 가운데 삼성전자 비중은 6월 말 기준 99%를 차지할 정도다. 외국인은 지난달 22일부터 11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사들이다가 2분기 잠정실적이 발표된 지난 7일 일부 금액(862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반도체 수급은 업황에 대한 구조적인 변화 기대감보다 과매도에 따라 과거 수준으로 회복하려는 의도라고 판단한다"며 "한국 증시 전반에 투자하는 자금이 유입되면 반도체 외 업종으로 외국인 수급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순매수액이 코스피 순매수액을 넘어섰다는 것은 삼성전자 이외 종목을 사실상 매도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5월에는 하루에 수천억 원씩 주식을 자주 매입한 외국인들이 6월 중순 이후에는 순매도하는 사례가 훨씬 많았고 순매수 주체가 없어지자 코스피는 2520선까지 하락했다.

최근 증시가 조정 국면을 보이자 서머랠리(Summer Rally)에 대한 기대감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하락하고 경제는 나쁘지 않았던 2분기를 지나 증시는 이제 실적 시즌에 접어든다"며 "이후에는 높아지는 금리와 그 영향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국채 금리가 4%를 돌파하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는 등 주식에 대한 투자 매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6일까지 유가증권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8조2000억원으로 지난달(10조원)에 비해 18% 줄었다. 코스피의 일평균 회전율도 이달 0.47%로 집계돼 지난달(0.49%)보다 하락했다. 매일경제와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가 공동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주식 위험관리 지표 '붐&쇼크지수'는 동학개미용 국내판을 3에서 14로 위험도를 높였다. 서학개미용 미국 시장 지수는 0에서 1로 상승했다. 붐&쇼크지수가 0~10이면 '현금 비중 축소'를, 11~50은 '중립'을, 51~100은 '현금 비중 확대'를 뜻한다.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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