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낙회동` 이번주 성사될 듯… 친명·비명 갈등 최대 분수령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왼쪽)가 지난 4월 9일 오후 장인상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이재명 대표를 배웅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만나는 이른바 '명낙회동'이 이번 주 성사될 전망이다.

당내 계파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 전 대표가 최근 잇따라 이 대표 체제를 비판하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만남으로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의 갈등이 잦아드는 계기가 될 지, 오히려 비명계가 결집하는 기폭제가 될 지 주목된다.

9일 민주당에 따르면 양측은 이번 주에 만나는 것을 목표로 구체적인 회동 일시와 장소 등을 조율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5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일정을 조율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다른 곳에) 더 인사를 드린 다음 뵙는 것으로 얘기가 됐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김대중(DJ) 전 대통령 묘역 참배에 이어 이날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막걸리 회동까지 2주간의 '귀국 인사 행보'를 어느 정도 마무리한 만큼 회동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회동 형식은 배석자를 두고 만찬을 하는 방안이 일단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이 대표와 이 전 대표가 '밀당'(밀고 당기기)을 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전 대표가 전화를 통해 먼저 회동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전 대표 측이 '급할 것 없다'는 뉘앙스를 풍겼기 때문이다. 친명과 친낙(친이낙연)계 의원들 사이에 회동 시점을 두고 신경전이 오갔다.

다만 이 전 대표는 5일 "정치인들이 말하는 줄다리기가 있지는 않다"며 선을 그었다.

무엇보다 두 사람간 회동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가 관심사다. 이 대표는 이 전 대표 귀국 이튿날 "백지장도 맞들어야 할 어려운 시국이어서 모두가 힘을 함께 합쳐야 한다"고 언급했다는 점에서 이 전 대표에게 협조나 조력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반면 이 전 대표는 '이재명 체제'에 쓴소리를 해온 만큼 당내 민주주의나 혁신 작업 등에 대해 고언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5일 문 전 대통령과 회동 후 "나라 걱정, 민주당 걱정을 초함해 여러 말씀을 나눴다"고 했다. 지난 2일 5·18 민주 묘지와 망월동 민족민주열사 묘역을 참배한 뒤 "지역민들이 민주당에 대해 크게 실망하고 계신 것 같다"고 쓴소리를 했다.

계파 간 물밑 신경전도 치열하다. 이 대표 측은 "조금씩 입장차는 있지만 민주당이 잘 돼야 한다는 마음은 이 대표나 이 전 대표나 똑같을 것"이라며 "다양한 이야기를 경청하겠다"며 많은 가능성을 열어놨다.

친명계는 이번 만남을 계기로 당 지지율과 이 대표를 향한 리더십 공격 등의 불안감이 해소되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반면 이 전 대표 측은 당의 위기 상황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이 이 전 대표를 비판했던 점 등에 대한 유감 표명도 있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