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직적 증거인멸 의혹’ 송영길 후원조직 사무국장 소환 조사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이 송영길 전 대표의 외곽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 직원을 불러 증거인멸 정황을 조사 중인 것으로 9일 전해졌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뉴스1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이날 먹사연 사무국장 김모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김씨는 최근 구속수감된 송 전 대표의 전직 보좌관 박용수(53)씨의 지시에 따라 지난해 11월 먹사연 사무실 내 PC의 하드디스크를 교체한 혐의(증거인멸)를 받고 있다. 당시 박씨는 먹사연이 송영길 당시 당대표 후보 캠프가 부담해야 할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한 정황 등 증거를 없애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김씨를 불러 하드디스크가 교체된 경위와 여기에 송 전 대표가 관여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검찰에 출석하면서 “박용수씨 지시로 증거를 인멸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다.

검찰은 지난 4월 29일 송 전 대표의 후원조직인 먹사연에 대한 강제수사 과정에서 일부 PC의 하드디스크가 교체된 정황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혐의로 이정근(61)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을 구속기소하고, 이 전 부총장의 녹취파일 담긴 휴대전화도 찾아내자 그 이후 증거 인멸에 나선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이 때는 검찰이 본격적으로 돈봉투 수사에 착수하기 전이었다.

검찰은 앞서 지난 6일 송 전 대표 경선캠프에서 자금 관리 등 핵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박씨를 구속 이후 처음 불러 돈봉투 살포 과정에 송 전 대표의 구체적 개입이 있었는지 등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4월 송 전 대표 당선을 위해 강래구(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씨와 공모해 ‘스폰서’ 김모씨에게 5000만원을 받고, 본인이 관리하던 1000만원을 합쳐 윤관석 의원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박씨 조사에 이어 이날 김씨 상대로 송 전 대표 캠프 관계자와 먹사연 관계자 등의 조직적인 증거인멸에 관한 구체적 경위를 확인한 뒤, ‘돈봉투 의혹’ 사건의 최종 수혜자로 지목된 송 전 대표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