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물조물 우리곡물] 설기 위에 층층이 쌓아올린 달콤함

황지원 2023. 7. 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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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은 바로 떡케이크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2000년대 등장한 떡케이크는 설기를 둥글고 크게 쪄낸 뒤 그 위에 앙금으로 화려한 꽃을 피워 완성한다.

일반 설기에는 찹쌀을 넣지 않지만 미담 떡케이크는 쫀득함을 더하기 위해 반죽에 찹쌀을 약간 쓴다.

쌀가루에 물·소금과 떡케이크별 부재료를 섞은 반죽을 둥그런 틀에 넣어 찜기에서 25분 동안 쪄내면 설기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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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물조물 우리곡물] 떡케이크 만드는 ‘미담’
멥쌀에 찹쌀 더해 쫀득한 설기에
생크림·퓌레 등 다양한 재료 올려
“떡은 고루하다? 이미지 바꾸고파”
바삭 크럼블도 밀 대신 쌀가루로
단호박설기에 단호박퓌레, 생크림, 쌀가루 크럼블을 올려 만든 단호박 크럼블 떡케이크. 떡 카페 ‘미담’의 대표 메뉴다. 남양주=현진 기자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은 바로 떡케이크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2000년대 등장한 떡케이크는 설기를 둥글고 크게 쪄낸 뒤 그 위에 앙금으로 화려한 꽃을 피워 완성한다. 일반 케이크처럼 생크림과 다양한 재료를 넣은 떡케이크를 먹고 싶다면 퓨전 떡케이크를 판매하는 떡 카페 ‘미담’으로 가보자.

미담은 경기 남양주시 별내동 카페 거리에 있다. 용암천을 따라 카페 40여곳이 있는 거리에서 유일하게 떡 디저트를 파는 곳이다. 미담은 단호박·고구마·초콜릿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무려 7종류의 떡케이크를 선보인다. 지름이 6㎝ 정도 되는 긴 원통형 모양의 케이크는 한 사람이 먹기에 딱 알맞은 양이다.

미담을 운영하는 김년경 대표(47)는 어렸을 때 떡집으로 시집가란 소리를 들을 정도로 떡을 좋아했단다. 김 대표는 떡집 며느리가 되는 대신 직접 사장이 됐고 남편이 그의 일을 돕고 있다.

“직장을 다니면서 취미로 배운 떡에서 의외의 재능을 찾았어요. 회사를 그만두고 앙금 꽃을 올린 떡케이크 공방을 열었죠. 매일 손을 쓰다보니 손 힘줄에 무리가 가 몇년 뒤 공방 문을 닫게 됐어요. 쉬는 동안 생크림을 넣은 퓨전 떡케이크를 알게 됐고 건강을 회복한 후 미담을 열었습니다.”

떡케이크는 매일 아침 직접 쪄낸 설기로 만든다. 그해 나온 멥쌀과 찹쌀을 8시간 동안 불린 후 방앗간에 가서 곱게 빻는다. 일반 설기에는 찹쌀을 넣지 않지만 미담 떡케이크는 쫀득함을 더하기 위해 반죽에 찹쌀을 약간 쓴다. 쌀가루에 물·소금과 떡케이크별 부재료를 섞은 반죽을 둥그런 틀에 넣어 찜기에서 25분 동안 쪄내면 설기가 완성된다.

이곳 대표 메뉴는 ‘단호박 크럼블 떡케이크’다. 익힌 단호박을 쌀가루 반죽에 넣어 만든 단호박설기 위에 차례로 단호박퓌레·생크림·크럼블을 올렸다. 단호박퓌레는 단호박과 물을 섞어 자작하게 끓여 만든 것이다. 크럼블은 소보로빵 위에 올라가는 것 같은 달콤하고 바삭한 덩어리를 말한다. 보통 밀가루를 사용하는데 미담에서는 쌀가루를 뭉쳐 오븐에 구워낸다.

단호박 크럼블 떡케이크를 맛있게 즐기려면 설기-퓌레-생크림-크럼블 4개의 층을 한꺼번에 먹어야 한다. 퓌레 덕에 설기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단호박 맛이 입 안에서 진하게 퍼진다. 설기와 퓌레에는 설탕이 전혀 들어가지 않아 단호박의 자연스러운 단맛이 느껴진다. 설기와 생크림의 의외의 조합도 훌륭하다.

미담에서는 일주일에 40㎏ 정도의 ‘임금님표 이천쌀’을 사용한다. 김 대표는 가게를 찾는 손님이 늘어 쌀을 더 많이 쓰고 싶다고 말한다.

“쌀로 만들 수 있는 디저트의 세계는 무궁무진해요. 맛도 모양도 새로운 떡 디저트를 개발해 고루하다는 떡의 이미지를 바꾸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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