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만나는 조선의 문헌들…‘장서각에서 찾은 조선의 명품’
안중근의사(1879년~1910년)는 사형선고를 받고 집행 때까지 40여일간 일본인에게 많은 작품을 써줬다고 알려져 있다. 1910년 3월, 중국의 여순감옥에 투옥 중이던 안중근의사가 간수과장 기요타(淸田)에게 써준 유묵엔 ‘일통청화공(日通淸話公)’이라 적혀있다. ‘날마다 고상하고 청아한 말을 소통하던 분’이라는 뜻이다. 평화 사상을 담아 일본인을 포용해 서로의 소통에 감사하며 보답하는 인애 정신을 드러낸다.
왕가를 이루며 백성을 통치했던 조선부터 경술국치 시기까지, 조선시대의 귀한 문헌과 국왕의 어필 등을 온라인으로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서 지난 7일부터 선보인 온라인 특별전 ‘장서각에서 찾은 조선의 명품’이다.
장서각 소장 유물 가운데 국가·시‧도 문화재로 지정된 자료를 총 망라한 전시로 2년 전 장서각 전시실에서 개최한 ‘특별전-장서각에서 찾은 조선의 명품’의 확장판으로 마련됐다. 지난해 보물로 지정된 ‘태봉도’ 3점과 ‘안중근 유묵’ 1점 등의 새로운 자료도 추가했다.
온라인 전시에서는 장서각 소장 지정문화재 총 49종 중 53점을 선정해 그 가치와 특색을 쉽게 접할 수 있게 구성했다. ▲국가 왕실 문헌 ▲민간 사대부 문헌(공신과 사대부가 문헌) ▲구입 문헌(민간 구입 문헌) 등 총 3부로 나뉘었다.
제1부 ‘조선왕조의 역사와 문화를 기록하다’에서는 조선왕조실록과 조선왕조의궤, 영조와 정조 등 국왕의 어필, 군영과 사적을 그린 기록화, 가로 길이가 무려 24m에 달하는 국보 ‘이십공신회맹축-보사공신녹훈후’ 등이 고화질 이미지로 제공된다. 특히 1726년 영조가 생모인 숙빈최씨의 생신을 맞아 숙빈묘(淑嬪廟)에 올렸던 치제문의 원고에선 어머니에 대한 영조의 그리움과 추모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제Ⅱ부 ‘조선의 공신과 명가의 역사를 보존하다’에서는 유서 깊은 명가와 단체에서 장서각에 기탁한 자료 중 지정문화재로 등록된 공신교서와 공신화상을 중심으로 한 각종 고문서, 필첩, 전적 등을 볼 수 있다. 세계 유일의 원나라 법전 ‘지정조격’과 ‘기묘제현수필’ 등 잘 알려진 자료들과 함께 2017년 한국학중앙연구원에 기탁된 후 2022년 보물로 지정된 ‘안중근 유묵’이 이번 전시에 최초 공개됐다.
제Ⅲ부 ‘민간의 희귀 전적을 구입하다’에서는 전문적 안목을 지닌 애서가에게 구입한 자료 중 지정문화재로 지정된 다양한 불교 경전을 만난다. 조선 전기 7차례의 대외정벌사를 기록한 장서각 유일본 ‘국조정토록’과 ‘직지심체요절’을 저본으로 간행한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 등이 대표적이다.
정자연 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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