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운대 역세권 미래형 '랜드마크'로 개발
광주 붕괴사고 후 대표맡아…뼈깎는 체질개선
4조5천억 투자 'H1 프로젝트' 내년말 착공
낡은 철도용지, 호텔·쇼핑·주거로 복합개발
항만·발전소 등 사회기반시설 공사도 혁신
◆ 톡톡! 경영인 ◆
"다양한 공간 개발을 통해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개선하는 데 전념하겠습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광주시 화정동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로 위기를 겪었다. 전면 철거 후 재시공을 결정해 이번주에 본격적인 철거 작업이 시작된다. 전체 8개동 고층 건물을 최고층부터 한 층씩 잘라내는 유례없는 공법이어서 관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사고 이후 취임한 최익훈 대표는 지난 1년간 '안전'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현산의 체질을 바꾸고 있다.
최 대표는 "광주시와 서구청 등 관계 기관과 협조해 철거 작업을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며 "철거와 재시공은 품질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고 성공적으로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원래 현산은 단순 도급 시공사가 아니라 공간을 개발해 가치를 높이는 복합개발을 지향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도시 개발이나 인프라스트럭처 사업 등 '최초 타이들'이 붙은 프로젝트가 많다.
2004년 준공한 삼성동 아이파크는 강남 프리미엄 주거의 상징이 됐고, 수원 아이파크 시티는 7000여 가구의 주거와 상업·문화시설, 생태하천이 함께 조성된 최초의 민간도시 개발 프로젝트로 유명하다. 프리미엄 주거와 6성급 파크하얏트 호텔의 복합 개발로 완성된 해운대 아이파크는 부산의 얼굴을 바꾸고 도시 품격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2205가구 고품질 임대주택과 연면적 4만8700㎡ 규모 쇼핑공간을 함께 조성한 고척아이파크가 주목받기도 했다.
최 대표는 "HDC아이파크몰 고척점은 개점 두 달 만에 170만여 명이 이용하며 지역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며 "'보다 풍요로운 삶'을 위한 현산의 공간 철학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지난해 사고를 극복하며 현산은 빠른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적은 매출액 1조749억원, 영업이익 501억원으로 작년 동기 매출액 6824억원보다 57.0% 늘었다. 연말까지 전국 주요 도시에 1만가구 이상 아이파크를 공급할 계획이며, 올해 매출액 목표를 3조9652억원으로 잡고 있다. 최 대표는 "전사적인 노력으로 작년 하반기와 올 상반기 힘든 시기를 극복했고 경영 실적도 안정을 되찾았다"며 "건설 경기가 힘든 상황이지만 시장에서 현산의 경쟁력을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산은 지난해 위기를 계기로 전 분야에서 근본적인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본업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본업 경쟁력은 공간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일이다.
최 대표는 "시행사가 땅을 사서 개발하고 건설사가 집을 짓는다면, 현산은 두 가지를 동시에 하면서 주거 가치를 끌어올렸다"며 "현산이 제일 잘하는 것, 라이프 플랫폼으로서 역량을 더욱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현산이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광운대 역세권 복합 개발 사업 'H1프로젝트'다. 서울 노원구 월계동 15만㎡ 규모의 낙후한 철도시설 용지에 4조5000억원을 투자해 프리미엄 호텔과 업무·쇼핑시설, 3000여 가구 주거가 어우러진 미래형 복합타운으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세계적 건축그룹 유엔 스튜디오가 설계에 참여했다.
최 대표는 "미국 대표 명소인 뉴욕의 허드슨야드가 사업 모델"이라며 "광운대 용지를 자연과 주거, 문화, 업무가 어우러진 서울의 허드슨야드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지구단위계획 절차가 진행 중이고, 건축 심의와 사업 승인을 거쳐 내년 말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공간의 가치를 높이는 다양한 방면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현산이 국내 처음 민간 제안 사업으로 건설한 서울춘천고속도로는 서울과 동해안을 2시간대로 연결했다. 연간 차량 약 7665만대가 이 도로를 타고 강원도로 여행을 떠난다.
지난해 개장한 HDC부산컨테이너터미널은 선석 길이 1050m,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 전용 터미널이다. 국내 최초로 무인 원격 조종 안벽 크레인 11기와 완전 자동화 야드 크레인 32기를 도입했다. HDC통영에코파워는 1012㎿급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하루 평균 전기 사용량 기준으로 50만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 내년 7월 상업 운전을 개시할 예정이다. 이 발전소를 통해 전력 생산원가를 절감해 전력 요금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 대표는 "사회기반시설 프로젝트는 도시와 도시를 이어 풍요로운 삶에 기여하고 있다"면서 "현산은 공간을 연결하며 가치를 더욱 높이는 개발 사업을 꾸준히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최 대표는 현산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X)을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현산은 업무 전 과정에 디지털을 접목해 일하는 방식을 스마트하게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 최 대표는 "생산성 향상과 일하는 방식의 전환이 현산의 '어젠다'"라며 "건축정보모델링(BIM) 기반으로 품질, 공정, 원가를 혁신하고 팀 간 협업과 성과주의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익훈 대표이사
△1968년생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1993년 현대자동차 입사 △1999년 현대산업개발 입사 △2010년 아이파크몰 경영지원실장 △2015년 HDC아이콘트롤스 경영지원실장 △2018년 HDC현대산업개발 구매조달실장 △2018년 HDC아이파크몰 대표 △2020년 부동산114 대표 △2022년 HDC아이파크몰 대표 △2022년 5월 HDC현대산업개발 대표
[이선희 기자 / 사진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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