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 이어 동남아로...확대되는 한·중 배터리전선

김도현 기자 2023. 7. 9.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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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예견되는 동남아시아에서 한국과 중국의 배터리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조짐이다.

이어 "LG컨소시엄과 CATL이 맞붙은 인도네시아와 같이 광물의 채굴·제련부터 소재·배터리·전기차로 이어지는 밸류체인 전반에 대한 기술이 전무하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시장에 진출해 수익을 키우려는 기업의 참여가 잇따른다"면서 "일본 완성차 기업들이 동남아에서 여전히 높은 영향력를 행사하고 있어 향후에는 이곳 전동화 시장을 놓고 한·중·일 3국의 격전이 펼쳐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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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예견되는 동남아시아에서 한국과 중국의 배터리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조짐이다. 동남아 4대 전기차 시장으로 꼽히는 인도네시아·태국·말레이시아·베트남을 중심으로 한국 기업의 투자가 속도를 낸다. 북미 진출이 막힌 중국도 유럽에 이어 동남아를 새로운 해외 거점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여 새로운 각축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완성차시장에서 동남아는 인도·호주와 함께 아태평양 시장을 형성하는 핵심 지역이다. 미국, 중국, EMEA(유럽·중동·아프리카)에 이은 세계 4위다. 인도·호주가 주도했던 아태평양 완성차 시장의 전동화와 함께 동남아의 중요성이 커진다. 배터리 핵심 광물 중 하나인 니켈 매장량 1위인 인도네시아와 를 중심으로 전기차 생산설비 구축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배터리업계의 투자도 뒤따른다.

국내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선봉에 섰다. 현대차와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합작사(JV)를 설립했다. 10GWh 규모로 지어지는 JV는 연내 완공 후 내년부터 양산에 돌입한다. 향후 30GWh 규모로 확대된다. LG화학·LX인터내셔널·포스코홀딩스·화유 등이 참연한 LG컨소시엄 구성·운영을 주도하고 인도네시아 밸류체인 투자도 본격화했다. 12조3000억원을 투자해 인도네시아를 동남아 전기차 산업의 핵심지로 육성시킨다는 복안이다.

삼성SDI는 전동공구·가전공구용 소형전지가 생산되던 말레이시아 공장에 대한 투자를 지속한다. 전기차에 탑재되는 원통형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스름반 2공장 설립을 진행한다. SK넥실리스·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동박 투자와 성일하이텍의 폐배터리 사업을 위한 거점도 속속 동남아에 모여든다. LG에너지솔루션·SK넥실리스는 동남아 유일의 전기차 생산기업 빈패스트와의 협력도 강화한다.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 CATL은 인도네시아 국영기업 마인드라이니와 광물·소재·배터리에 이르는 밸류체인 일괄 생산체제 구축에 합의하고 사업을 전개한다. 최근에는 태국 아룬플러스가 설립한 배터리 자회사와 셀·팩 사업 협력에 합의했다. BYD도 적극적이다. 내년 가동을 목표로 태국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전기차·배터리를 모두 생산하는 BYD는 연간 15만대 전기차 생산과 이에 필요한 배터리를 자급할 계획이다.

니켈·리튬 등이 매장된 인도네시아가 자국의 배터리 광물의 반출을 제한하는 법안을 신설하고 한국·일본 완성차 기업의 전기차 투자를 유치했다. 여기에 일본 완성차 기업의 생산기지가 자리한 태국에서도 전동화 전환 움직임이 일자 배터리기업의 진출도 속도를 내게 됐다. 유량이 풍부한 말레이시아에는 물 소비가 큰 배터리 소재기업이 속속 둥지를 틀었다. 동남아 기업으로선 처음으로 전기차 생산을 개시한 빈패스트의 영향으로 베트남의 중요성도 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광물뿐 아니라 인건비가 저렴하며 해상운송의 거점인 지리적 이점을 살려 유럽·호주·아프리카 등지로의 수출도 가능하리란 판단 아래 각종 전동화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교환형 전기 오토바이 배터리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보여 북미·유럽과는 다른 의미의 기회가 창출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LG컨소시엄과 CATL이 맞붙은 인도네시아와 같이 광물의 채굴·제련부터 소재·배터리·전기차로 이어지는 밸류체인 전반에 대한 기술이 전무하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시장에 진출해 수익을 키우려는 기업의 참여가 잇따른다"면서 "일본 완성차 기업들이 동남아에서 여전히 높은 영향력를 행사하고 있어 향후에는 이곳 전동화 시장을 놓고 한·중·일 3국의 격전이 펼쳐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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