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하지 않아 본 사람 있나?”, 물통 걷어차 다친 김하성에게 이어진 ‘격려’

배재흥 기자 2023. 7. 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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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이 8일 뉴욕 메츠전 7회 3루에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고 있다. 샌디에이고|AFP연합뉴스



김하성(28·샌디에이고)이 주루사를 범한 자책감 때문에 물통을 걷어찼다가 발가락을 다쳤다. 감독과 현지 언론은 그의 승부욕이 빚은 부정적인 결과를 책망하기보다 김하성을 감쌌다.

김하성은 지난 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뉴욕 메츠전에 1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가 9회초 수비 때 루그네드 오도어와 교체됐다.

경위는 이렇다. 그는 3-3 동점이던 7회말 1사에서 메츠의 좌완 브룩스 레일리의 변화구를 당겨 쳐 3루수 옆을 빠져나가는 장타를 때렸다. 무난하게 2루까지 갔던 김하성은 상대 좌익수 토미 팸이 타구를 한 번에 잡지 못한 채 주춤한 모습을 확인하고 3루까지 내달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다. 그러나 수비수의 송구가 더 빨랐고, 김하성은 결국 태그아웃 당했다. 이후 후안 소토의 2루타가 터져 김하성의 횡사가 더욱더 아쉬움을 남긴 상황. 샌디에이고는 이날 연장 승부 끝에 5-7로 졌다.

김하성의 부상은 주루사를 당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와 물통을 걷어차는 과정에서 생겼다. MLB닷컴은 당시 상황에 대해 “비어 있는 줄 알았던 물통에는 물이 있었고, 김하성은 발에 통증을 느꼈다”고 전했다. 통증 부위는 오른쪽 엄지발가락인데, 다행히 엑스레이 검사 결과 큰 이상은 없었다. 김하성은 MLB닷컴에 “주루사와 더그아웃에서 저지른 실수는 전적으로 내 책임”이라며 “과한 승부욕이 팀에 악영향을 끼쳤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은 “김하성의 상태를 매일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그는 공격적인 선수고, 좋은 본능을 가졌다. 누구나 때때로 과하게 행동할 때가 있듯, 당시 상황도 그런 경우다”고 격려했다. AJ 캐서벨 MLB닷컴 기자도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들 좌절하고 후회하지 않냐”며 “김하성은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있고, 올 시즌 샌디에이고의 최우수선수(MVP)”라고 지지했다.

김하성은 9일 메츠전에서 결장했고, 샌디에이고는 3-1로 승리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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