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반도체 뚝심`… 수조원 적자에도 소부장 투자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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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반도체 시황 악화 장기화에 따른 실적 부진에도 꺾이지 않고 관련 투자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다.
특히 국내 반도체 산업의 '약한 고리'로 꼽히고 있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와 패키징·테스트 후공정 분야 등을 중점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SK하이닉스가 수조원 단위 분기 적자를 지속하며 그룹 재무 상황까지 악화되는 와중에도 반도체 분야에 대한 투자는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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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 불황속 과감한 승부수
모든 공정 고부가 라인업 구축
해외기업 추가 발굴, 투자 지속
SK그룹이 반도체 시황 악화 장기화에 따른 실적 부진에도 꺾이지 않고 관련 투자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다. 특히 국내 반도체 산업의 '약한 고리'로 꼽히고 있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와 패키징·테스트 후공정 분야 등을 중점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는 이미 그룹의 중추로 자리매김한 반도체를 그룹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책임질 핵심 사업으로 만들겠다는 최태원(사진) SK그룹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10여년 전 그룹 내·외부의 반대에도 SK하이닉스 인수를 뚝심으로 밀어붙였고, 그 결과 SK그룹을 삼성에 이은 재계 2위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KC는 지난 7일 이사회를 열어 반도체 테스트 솔루션 분야 글로벌 기업인 ISC를 인수하기로 했다. 현 최대주주인 헬리오스 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 등이 보유한 ISC 지분 중 35.8%를 3475억원에 인수하고, 추가로 헬리오스프라이빗에쿼티와 함께 2000억원 규모로 발행하는 ISC의 신주에 1750억원을 투자해 총지분율을 45%까지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ISC는 2003년 실리콘 러버 소재를 활용한 테스트 소켓을 세계 최초로 상업화했으며, 현재도 이 시장에서 절반이 넘는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이 칩세트의 성능 향상을 위해 패키징 기술 고도화에 나서면서, 테스트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어 미래 성장성도 탁월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SKC는 투자사 SK엔펄스로 반도체 전공정 분야 제품인 CMP패드와 블랭크 마스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앱솔릭스로 후공정 분야에서 반도체 글라스 기판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이번 인수로 테스트 솔루션을 확보하면서 반도체 공정 전 분야에서 고부가 제품 라인업을 고루 보유하게 됐다.
이에 앞서 최근 SK그룹의 ICT중간지주사인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와 함께 일본과 미국 등 해외 반도체 투자를 위한 투자법인 TGC스퀘어를 설립했다. 초기 출자 규모는 1000억원 상당으로, 첫 투자 기업으로 일본의 반도체 소부장 기업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반도체 밸류체인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설계와 생산, 패키징 공정 등 기술적 우위를 가진 소부장 기업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향후 일본 이외에도 미국 등 해외 반도체 소부장 기업을 적극 발굴에 투자를 집행할 예정으로, 투자 이후 기업가치 증대를 위해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 등 다양한 '밸류업'을 실행한다는 방침이다.
SK그룹은 2012년 SK하이닉스 인수 이후 반도체 사업 분야에서 꾸준한 포트폴리오 확대를 추진해 오고 있다. 지난 2015년에는 반도체 제조용 특수가스 회사인 SK머티리얼즈를 인수했으며, 2017년에는 웨이퍼 회사인 SK실트론을 계열사로 받아들였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SK하이닉스가 수조원 단위 분기 적자를 지속하며 그룹 재무 상황까지 악화되는 와중에도 반도체 분야에 대한 투자는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주력 사업인 메모리반도체 완제품 제조 뿐 아니라 소부장과 시스템반도체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지난해에는 차세대 실리콘카바이드(SiC·탄화규소) 전력반도체 설계·제조사인 SK파워텍을 인수하며 이 분야의 웨이퍼 소재 생산부터 반도체 제조까지 전 분야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기도 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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