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간당 38㎜ 소나기, 13개 하천 통제…10일 전국 비 예보에 중대본 위기경보 ‘주의’ 상향

김보미·김현수·김창효 기자 2023. 7. 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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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돌풍을 동반한 소나기가 반복해서 내린 9일 서울 중구 시청역 주변을 지나는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가고 있다. 김창길 기자

주말인 9일 중부지방 중심으로 호우특보가 확대되면서 서울 지역 13개 하천이 통제됐다. 월요일인 10일에는 전국에 비 예보가 내리면서 행정안전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하고 호우 대비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중대본은 9일 오후 2시30분 1단계 가동과 함께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은 낮 한때 대부분 지역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돼 청계천·도림천·우이천 등 13개 하천 출입이 통제됐다. 서울시는 오전 6시30분부터 1단계 근무를 발령해 시청 직원 461명과 자치구 직원 3028명이 비상 근무에 나섰다. 서울 시내 비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기상청은 서해상 비구름대가 동쪽으로 이동해 서울에 시간당 최대 38㎜ 소나기가 내렸다고 전했다. 기압골과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10일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오고 일부 지역에서는 돌풍과 함께 천둥, 번개를 동반한 매우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10일까지 총강수량은 중부지방과 호남, 경북서부내륙과 제주가 20~80㎜, 강원동해안과 경상권은 5~60㎜로 예상된다. 수도권과 충청권, 전북, 경북북부내륙에 비가 많이 오는 곳은 100㎜가 넘는 곳도 있겠다.

지난 7일 안동시 용상동에서 축대벽이 무너진 모습. 경북소방본부 제공

중대본은 “연이은 장맛비로 지반이 약해져 산사태와 축대·옹벽 붕괴, 토사 유출 등이 발생하고 있다”며 “붕괴 우려 지역을 점검하고 필요하면 사전 통제와 대피를 철저히 하라”고 관계기관에 지시했다.

실제로 이달 초 이틀간 340㎜가 넘는 큰비로 14개월 아기가 사망한 경북 지역에서는 지반이 약화된 상황에서 지난 7일 시간당 평균 45~75㎜ 비가 내리면서 또다시 피해가 잇따랐다.

안동시 용상동에서는 축대벽이 무너져 차량 2대가 파손됐고 임동면에서는 절개지 토사 유출로 4가구, 4명이 인근 경로당으로 대피했다. 칠곡군 왜관읍은 낙뢰로 인한 정전으로 880가구 주민들이 1시간여 동안 불편을 겪었다.

상주시 낙동면 장곡리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도 6t가량 토사가 도로로 쏟아져 영천 방면은 한때 전면 통제됐고, 상주방향은 사고 지점 인근에서 2차로로 통행했다. 지난 5일 대구 군위군 효령면 불로리 불로터널(하행선) 인근에서 발생한 산사태는 아직 복구되지 못한 상태다.

경북에서 집중적으로 접수된 7~8일 비 피해는 모두 25건이다.

전북 정읍 내장저수지 인근 한 야산에서 토사와 바위가 쏟아져 도로가 통제되고 있다. 전북소방본부 제공
지난 8일 전북 완주군 상관면 전주대체우회도로에 돌과 흙이 흘러내려 도로가 통제되고 있다. 전북소방본부 제공

전북 지역에서도 지난 6일 정읍시 쌍암동 내장저수지 한 야산에서 바위와 토사가 도로에 쏟아져 택시 1대가 돌에 깔렸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현재 해당 도로는 양방향 모두 통제 중이며 잔재물 제거 등으로 오는 24일에야 통행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남원시 주천면 고기리 삼곡교-호랑골가든 구간에서도 지난 8일 바위와 토사가 도로로 떨어졌다. 완주군 상관면 신리에서 방향으로 가는 자동차전용도로에는 10t가량 바위와 돌, 흙이 흘러내렸다. 이들 사고는 복구까지 최소 2~5일 이상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대본은 10일 전국 비 예보에 따라 반지하 주택 등 지하 공간에서 침수가 발생할 때는 현장을 즉시 통제한 후 사람들을 대피시킬 것을 각 기관에 당부했다. 특히 취약계층의 대피를 적극 지원하라고 강조했다. 또 피해가 발생한 지역에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응급 복구하고 2차 피해를 예방할 것을 지시했다.

중대본부장인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은 “사전 통제와 사전 주민대피를 철저히 하고, 위험 상황 시 재난문자와 마을방송 등 안내에 따라 달라”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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