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노동계 하투(夏鬪) 카운트다운

플랜트노조 7일 파업 찬반투표 가결, 노사 이견 커 파업 가능성 높아
HD현대중공업노조도 파업 찬반투표 중, 부결 전례없어 갸결 예상

전국플랜트건설노조 울산지부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난항을 이유로 쟁의행위(파업) 찬반투표를 가결하는 등 울산지역 노동계가 하계투쟁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9일 울산지역 노동계에 따르면 울산플랜트노조는 지난 7일 태화강역 광장에서 진행된 쟁의행위 투표에서 참여 조합원 7710명 중 6407명(83.1%)이 찬성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오는 11일 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이 나오면 합법적인 파업을 할 수 있게 됐다. 노조는 지난달 30일 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 신청을 한 상태다.

울산플랜트 노사는 지난 5월3일 상견례 이후 총 13차례 교섭했으나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임금(일급) 1만3000원 인상, 노조 간부 활동시간 보장, 유급휴일 확대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임금 3000원 인상을 제시해 이견차가 커 파업 가능성 또한 높은 것으로 노동계는 전망한다.

HD현대중공업 노조도 올해 임금협상 난항으로 7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 들어갔다. 노조는 이날 낮 12시부터 전체 조합원(6000여 명)을 대상으로 울산 본사 등에서 투표를 시작했다. 투표는 오는 11일까지 이어진다. 파업 투표가 부결된 사례는 없는 만큼 이번에도 가결이 될 것으로 노동계는 전망한다. 아울러 가결되더라도 노조가 당장 파업을 실행하기보다 파업권 확보를 바탕으로 사측을 압박할 것으로 본다.

노조는 지난달 30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고, 조합원 투표에서 파업 찬성이 절반을 넘으면 노조는 합법 파업할 수 있다.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 근속 수당 인상, 임금체계 개편 전담팀 구성, 사회연대기금 출연 등을 사측에 요구한 상태다.

반면 사측은 아직 구체적인 안을 노조에 제시하지 않았다. 노사는 최근 열린 14차 교섭에도 임금 인상 규모를 두고 공방을 벌였으나 거리를 좁히지는 못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일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시청 남문 앞에서 총파업 선포식을 열고 산업별 노조별 순환파업을 시작했다. 이날 택배노조가 파업을 벌인데 이어 12일에는 현대자동차 노조가 오전·오후 2시간씩 총 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한다. 13일에는 플랜트건설노조, 울산건설기계노조가 파업 예정이다.

지역 노동계 관계자는 “플랜트는 사측이 단체협약 요구안을 전면 거부하고 있는 등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파업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HD현대중공업은 올해 조선업이 호황기로 접어든 데다가 저임금 문제로 일손이 부족하다는 분위기가 퍼진 만큼 임금 문제에 노사가 의견 접근을 보이면 의외로 조기 타결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