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유명 女가수, 영상 찍다가 패트리어트 기지 위치 노출해 재판행

키이우서 촬영해 아파트 이름 테그…곧바로 삭제했지만 러시아 커뮤니티 등에서 확대
러 국방부 “키이우에 위치한 미국제 패트리어트 방공 시스템 정밀 타격”

우크라이나의 한 여성 가수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영상을 올리며 자국 군사 시설의 위치를 실수로 노출시켰다가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8일(이하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매체 ‘뉴 보이스 오브 우크라이나’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6일 키이우의 드니프로브스키 지방법원은 전날 유명 가수이자 인플루언서인 이나 보로노바에게 징역 5년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약 13만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중인 보로노바는 지난 5월 16일 자신의 SNS에 아파트 창문에서 촬영한 패트리어트 미사일 기지 영상을 올렸다.

그런데 보로노바는 게시물에 아파트 이름을 테그했고, 이로 인해 기지의 위치가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자 보로노바는 몇 분 만에 영상을 삭제하고 “아이들과 집에 있을 때 동영상을 올렸고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몰랐다.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사과한다”고 했다.

하지만 러시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보로노바가 올렸던 영상이 이미 유포된 상태였고, 같은날 러시아 국방부는 키이우에 있는 패트리어트 방공 시스템을 파괴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로 키이우의 미국제 패트리어트 방공 시스템을 정밀 타격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패트리어트 시스템은 단거리 탄도 미사일과 첨단 항공기, 순항 미사일 등을 모두 요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지대공 미사일이다.

이후 우크라이나 경찰은 우크라이나의 항공·방위 업무에 관한 정보를 불법적으로 유포한 키예프 주민들의 신원 파악에 나섰고, 이중에는 보로노바도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보로노바가 자신의 혐의를 완전히 인정했고 수사에 적극 협조했다고 밝혔다.

정재우 온라인 뉴스 기자 wamp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