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낙연, 이번주 만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이번 주에 만난다. 대선 경선 경쟁자였던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달 24일 이 전 총리 귀국 이후 처음이다. 귀국 후 이 전 총리는 당 혁신을, 이 대표는 통합을 각각 강조해왔다. 이 전 총리가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요구하며 이 대표에게 쓴소리할지 주목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9일 “이 대표와 이 전 총리가 이번 주에 만나기로 하고 구체적인 회동 시간과 장소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 측 관계자는 “두 분이 막걸리 등을 곁들여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지난 5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막걸리 회동을 한 바 있다.
이번 만남은 이 대표가 귀국한 이 전 총리에게 먼저 제안하면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대선 경선에서 맞붙었던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나눌지 당내 관심이 모아진다. 민주당의 단합을 강조하는 이 대표와 당 쇄신을 당부하는 이 전 총리의 의견이 엇갈릴 수 있다.
이 대표 측은 이번 만남을 계파 간 갈등 해결의 출발점으로 삼고 싶어 한다. 이 대표는 이 전 총리 귀국 이튿날인 지난달 25일 “백지장도 맞들어야 할 어려운 시국이어서 모두가 힘을 함께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이 전 총리 측이 당 내부 문제 비판을 자제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이다.
반면 이 전 총리는 이 대표 리더십을 에둘러 비판해왔다. 그는 지난 2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후 “민주당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이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필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등을 겪은 민주당이 ‘방탄 정당’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 전 총리는 지난 5일 문 전 대통령과 만난 뒤에도 “나라 걱정, 민주당 걱정을 포함해 여러 말씀을 나눴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당 혁신에 대한 의견을 나눌 가능성이 있다. 이 전 총리가 당부한 혁신 방향을 이 대표가 수용하면서 두 사람이 통합을 도모할 가능성도 있다. 당 고위 관계자는 “이 대표도 ‘당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모습을 보여야 신뢰받는 민주당이 될 수 있다’는 데 공감한다”며 “(혁신은) 민주당이 가야 할 일반적인 길이기에 두 분이 해보자고 하면 뜻을 모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두 사람이 이번 만남에서 힘을 모으더라도 당내 갈등 요소는 여전히 남아 있다. 친이재명계 정치인들은 이 전 총리가 비주류 의원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려 한다고 비판한다. 비이재명계 의원들의 ‘이재명 흔들기’로 당이 분열되면 민주당의 내년 총선 결과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일부 비이재명계 정치인들은 이 대표 체제로 내년 총선을 치르는 데 회의적이다. 당 관계자는 “(사법 리스크가 있는) 이 대표가 이끄는 혁신위원회가 혁신을 제대로 해서 국민 신뢰를 받을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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