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에도 투자·채용 늘리는 정유업계, `고부가` 사업 전환에 명운

박한나 2023. 7. 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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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유사들이 석유화학 사업에 명운을 걸고 조 단위 투자와 인재 채용을 이어가고 있다.

과거에도 사업 다각화 움직임은 있었지만, 실적부진에도 투자를 늦추지 않는 것은 그만큼 사업전환이 늦어지면 안된다는 위기의식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석유화학사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GS칼텍스는 창사 이래 최대 투자금액인 2조7000억원을, 에쓰오일은 9조2580억원, HD현대오일뱅크는 3조원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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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2공장 인근에 위치한 MFC 전경. GS칼텍스 제공.

국내 정유사들이 석유화학 사업에 명운을 걸고 조 단위 투자와 인재 채용을 이어가고 있다. 과거에도 사업 다각화 움직임은 있었지만, 실적부진에도 투자를 늦추지 않는 것은 그만큼 사업전환이 늦어지면 안된다는 위기의식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는 석유화학 사업에 도전해 체질을 개선 중이다. 석유화학사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GS칼텍스는 창사 이래 최대 투자금액인 2조7000억원을, 에쓰오일은 9조2580억원, HD현대오일뱅크는 3조원을 투자했다.

이는 사업 구조를 개편하지 않으면 미래를 담보할 수 없는 위기 의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정유업은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에 따라 실적이 크게 좌우되는 데다, 친환경차로의 전환 추진으로 휘발유, 경유 등 수송용 연료 수요는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장 올해 2분기 정유사들의 실적은 일제히 줄어들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84.5% 감소한 3604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에쓰오일의 영업이익은 271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84.3% 감소할 전망이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비슷한 흐름이 예상된다.

지난해 6월 배럴당 113달러를 기록했던 두바이유 가격은 올해 들어 70~80달러대로 떨어졌다. 정제마진도 올 2분기 4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6월(24.5달러)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미·중 갈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장 장기화 등 대외변수가 여전해 향후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의 안정화도 장담하기 어렵다.

이에 GS칼텍스는 최근 여수에 정유·화학의 유지보수와 신뢰성 업무를 수행할 엔지니어의 경력사원과 친환경 바이오 원료 상업화를 위한 실증플랜트 프로젝트의 계약직 채용에 나섰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전남 여수2공장 인근에 올레핀 생산시설(MFC시설)을 준공해 현재 가동 중인데, 가동이 본격화 하면서 인력 충원이 필요해졌다. MFC 시설은 나프타는 물론 정유공정에서 생산되는 액화석유가스(LPG), 석유정제가스 등을 원료로 투입할 수 있어 기존 정유업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GS칼텍스의 전략 사업이다.

GS칼텍스는 이 시설을 가동하면서 에틸렌 연간 75만톤, 폴리에틸렌 50만톤, 프로필렌 41만톤 등의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에쓰오일의 경우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9조원 이상을 투자해 석유화학 복합시설을 건설하는 '샤힌프로젝트'에 대한 경력사원 채용을 진행 중이다. 회사는 이 시설에서 기존 정유공장 내 저부가가치 중유 제품들을 분해해 스팀 크래커의 원료로 전환하는 'TC2C' 공정으로 탄소배출 저감을 한다는 목표다.

2026년에 예정대로 완공하면 회사의 석유화학 비중은 기존 12%에서 2배 이상인 25%까지 늘어난다.

이 밖에도 HD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의 합작사인 HD현대케미칼에 석유화학설비인 HPC설비를 갖춰 에틸렌을 생산 중이다. HPC 공장은 나프타와 LPG 원료를 활용하는 기존 석유화학공장과 달리 중질유분, 부생가스 등 저가 원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와 석유화학 공정은 나프타를 중심으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며 "부산물을 처리하는 방법은 점점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친환경적으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어, 석유화학사업만 하는 기업들보다는 경쟁력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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