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시장 데이터 선구매제 확대…실효성 있을까 [아이티라떼]

정호준 기자(jeong.hojun@mk.co.kr) 2023. 7. 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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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라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6일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이통3사의 독과점 구조를 깨고, 알뜰폰을 보다 활성화해 국민의 편익을 제고하겠다는 취지죠.

다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따라붙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알뜰폰 사업자 성장 지원책으로 나온 ‘데이터 선구매 할인 방식 개선’입니다. 데이터 선구매 방식은 통신사에서 알뜰폰에 통신망을 도매 제공하는 방식 중 하나입니다.

현재 통신사에서 알뜰폰에 도매 제공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우선 가장 보편적인 방식은 수익배분 방식입니다. 통신사와 알뜰폰 업체 간의 비율을 정해서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이죠. 예를 들어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월5만9000원의 5G 요금제 같은 경우 기본료의 60%라는 비율을 산정해 도매 대가를 책정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가 다소 생소한 데이터 선구매 방식입니다. 이는 통신사에서 비율을 정해두고 판매하는 것이 아닌 판매 원가를 먼저 정해두면 알뜰폰 업체에서 구매해 가는 방식이죠. 현재 통신3사 중 LG유플러스만이 해당 방식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령 통신사에서 1만원짜리 요금제를 9000원을 원가로 책정해 알뜰폰 사업자에게 판매하면, 알뜰폰 사업자는 자기가 판매할 수 있을 만큼 10개, 100개와 같은 방식으로 사가게 됩니다. 대신 이 방식의 특별한 점은 1개의 경우 9000원이지만 100개, 1000개처럼 대량으로 구매하는 경우에는 단가를 낮춰 판매합니다. 즉 대량 구매 시 깎아주는 원리죠.

해당 정책은 바로 이 부분, 대량 구매 시 적용되는 할인 폭을 키우겠다는 것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6일 발표한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 중 데이터 선구매 할인 방식 개선방향 내용 [출처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량으로 구매할수록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으니, 구매하는 알뜰폰 사업자는 더 저렴한 요금제를 선보일 수 있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죠. 몸집이 큰 사업자가 유리하니 중소 알뜰폰 사업자간의 합종연횡을 기대할 수도 있구요.

또한 데이터 선구매 방식으로 저렴한 요금제가 나오게 되면, 다른 도매 제공 방식인 수익배분방식의 가격 인하도 기대할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다만 해당 정책의 아쉬운 점은 두 가지입니다.

우선 높은 할인율로 데이터를 대량 선구매할 수 있는 알뜰폰 사업자는 현재 매우 제한적입니다. 통신3사 자회사를 제외하면 대부분 알뜰폰 사업자는 중소 규모이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해당 정책을 활용할 수 있는 사업자는 사실상 국민은행의 리브모바일 정도로 보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리브모바일에 힘을 실어주어 제4이통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여 경쟁을 활성화하려는 것 같은 정책”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아쉬운 점은 현재 데이터 선구매 방식이 비인기 요금제에 한정된다는 점입니다. 소위 ‘잘나가는’ 인기 요금제는 보통 수익배분 방식으로 판매되고, 비주력 요금제가 데이터 선구매 방식으로 판매됩니다. 주로 월 데이터 1~5GB, 가격은 월5000원에서 1만원 사이의 저가 구간 요금제입니다.

사람들이 주로 선호하는 요금제 구간이 아니기에 가격이 더 저렴해진다고 한들 소비자를 유인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데이터 선구매 방식 개선이 통신 경쟁 활성화와 가격 인하에 즉각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에는 물음표가 붙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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