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령을 부른다는 멸종위기 '초령목'.. 80% 이상 제주 자생

멸종위기 국가보호식물인 ‘초령목’의 80% 이상이 제주에 자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주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국내 초령목 개체군의 분포특성과 보전지위평가’ 연구를 통해 국내 초령목이 314개체로 확인됐다고 오늘(9일) 밝혔습니다.

이 중 제주에 252개체, 흑산도에는 62개체가 자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존 조사보다 244개체가 증가한 것입니다.

초령목 자생지는 서귀포시 남원읍과 상효동에 3개의 개체군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성숙목과 어린나무가 상록활엽수림 하부에서 관찰됐습니다.

흑산도에서는 2001년 고사한 천연기념물 제369호 흑산도 진리 초령목의 후계목이 발견됐습니다. 이 후계목이 자라 2세대 성숙목의 종자가 발아한 개체가 확인됐습니다.

초령목 어린나무는 어미목을 중심으로 반경 30m 이내에 34.3%가 자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1~40m 사이에는 25.8%가 자생하며 반경 60m 이내에 90.1%가 확인됐습니다.

어미목이 없는 개체군은 하천을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마르지 않는 물웅덩이가 근처에 존재하고 있는 게 특징으로 조사됐습니다.

연구진은 초령목 종자 분포와 확산은 천연하종과 조류의 영향으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연구진은 초령목 고사 위협 요인도 확인했습니다.

우선 국내에 분포하는 초령목은 개체수가 한정적이어서 자생지 내에서 종자 발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기계 예초작업과 야생동물인 노루에 의한 뿔밀기 시기에 어린나무의 주지가 고사되는 위협 요인도 확인됐습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평가기준을 적용하면 국내 초령목 개체군 크기는 314개체 중 성숙목이 22개체로 확인됐습니다.

보전지위는 ‘위급(CR)’ 범주로 평가됐습니다. 여기서 위급은 야생절멸(EW) 다음인 3단계로 야생에서 극단적으로 높은 절멸위기에 직면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고정군 제주자치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장은 “초령목의 국내 자생 개체별 자료확보와 자생지내 확산과 위협요인을 밝혀낸 자료라 의미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초령목은 국가보호식물인 멸종위기야생식물 Ⅱ급, 희귀식물로 보호받고 있습니다. 제주와 흑산도에 자라고 있고, 높이는 16m에 달합니다.

초령목은 ‘나뭇가지를 신전에 놓고 신령을 불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JIBS 제주방송 정용기 (brave@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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