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홈런왕’도 한 눈에 반한 강승호표 만루포 “난 네게 반했어”[SS 시선집중]

장강훈 2023. 7. 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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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했다."

지난달 29일 잠실 NC전이 비로 취소될 때까지만 해도 "반등기회가 찾아오기를 희망하며 기다리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이라며 우울한 표정을 지었던 이 감독도 흘러나오는 웃음을 참느라 표정관리할 정도였다.

특히 지난 8일 잠실 키움전은 첫 3이닝을 답답한 흐름으로 치렀다.

실제로 강승호는 개막 후 강등하던 5월21일까지 35경기에서 7개의 실책을 범했는데, 복귀 후 26경기에 단 한 개의 실책도 범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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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강승호가 8일 잠실 키움전에서 만루홈런을 쏘아올리고 있다. 사진 | 두산 베어스


[스포츠서울 | 잠실=장강훈기자] “반했다.”

‘아시아 홈런왕’도 반했다. 빨랫줄처럼 뻗어나간 타구를 지켜보며 ‘이렇게 칠 수 있는 선수구나’라는 경외감까지 들었다. 두산 이승엽 감독이 생애 첫 그랜드슬램을 라인드라이브 타구로 만들어낸 강승호(29)를 극찬했다.

이 감독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홈경기를 앞두고 “투타 밸런스가 이제는 맞아들어가는 느낌”이라며 “수비 실책도 없고, 팀 타율은 0.290대(0.291), 팀 평균자책점은 1점대(1.83·이상 1~8일 현재)다. 원래 이런 기량을 가진 선수들인데 (예상보다) 조금 늦게 기량을 꽃피우기 시작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완벽한 투타 조화로 7월에 치른 7경기를 모두 이겨 마이너스 3이던 승패마진을 플러스 4로 바꿔 놓았다.

두산 강승호(오른쪽)가 8일 잠실 키움전에서 만루홈런을 쏘아올린 뒤 득점하자 선행주자인 양의지(가운데) 양석환이 환영하고 있다. 사진 | 두산 베어스


지난달 29일 잠실 NC전이 비로 취소될 때까지만 해도 “반등기회가 찾아오기를 희망하며 기다리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이라며 우울한 표정을 지었던 이 감독도 흘러나오는 웃음을 참느라 표정관리할 정도였다. “연승 중이지만, 그 이후를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한 이 감독은 “들뜨거나 자만하지 않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다잡았다.

연승 기간 중 고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지난 8일 잠실 키움전은 첫 3이닝을 답답한 흐름으로 치렀다. 선취점을 내줘 0-1로 끌려가던 4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정수빈이 중전안타로 물꼬를 텄고, 2사 만루에서 양석환이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타석에 들어선 강승호가 키움 선발 최원태의 체인지업을 걷어올려 좌월 만루홈런을 뽑아냈다. 이 홈런은 결승타가 됐고, 두산은 7연승 휘파람을 불었다.

두산 이승엽 감독이 8일 잠실 키움전 승리로 7연승을 달린 뒤 관중에게 사인볼을 던져주고 있다. 사진 | 두산 베어스


1루 더그아웃에서 강승호의 홈런을 지켜본 이 감독은 “타구가 떨어져야 하는데, 안떨어지더라. 내 시야로는 정면으로 보여서 더 깜짝놀랐다”며 “이 홈런으로 강승호에게 완전히 반했다”고 웃었다. 그는 “이런 타구를 날릴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을 입증한 셈”이라며 “자주 보고 싶다”고 기대했다.

강승호는 시즌 초반 타격부진과 수비 실책 등으로 2군 강등 아픔을 겪었다. 지난달 7일 복귀해 꾸준히 출전 중인데, 이날 모처럼 인상적으로 활약했다. 이 감독은 “본인 얘기로는 1군에 복귀한 뒤 실책이 없다더라. 수비 안정이 타격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가 꼬이면 연쇄적으로 꼬이기 마련이다. 수비에서 불안감이 있으면, 타석에 들어섰을 때 투수와 싸움에 완전히 집중하기 어렵다. 아픔을 겪었지만, 수비 집중력을 회복하니 타석에서도 더 집중할 동력이 생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 강승호가 8일 잠실 키움전에서 역전 결승 만루홈런으로 팀 승리를 따낸 뒤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 | 두산 베어스


실제로 강승호는 개막 후 강등하던 5월21일까지 35경기에서 7개의 실책을 범했는데, 복귀 후 26경기에 단 한 개의 실책도 범하지 않았다. 만루홈런을 때려낸 뒤 선상으로 향하는 날카로운 타구를 잇달아 걷어내는 등 높은 수비집중력을 과시했다.

이 감독은 “선수단 전체가 수비 안정을 바탕으로 제 모습을 찾기 시작했다. 이제 우리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으니 앞으로 이어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승리하는 맛에 빠진 ‘초보 사령탑’은 여전히 배가 고프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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