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이렇게' 먹는 3040세대...부모보다 더 빨리 늙는 '가속 노화' 불러일으켜
누구나 '늙기' 싫어한다. 노화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발생하는 정상적인 변화이지만, 최대한 늦게 혹은 천천히 나이 들기 바란다. 그런데 최근 3040세대가 부모 세대보다 더 빠르게 늙는 첫 세대가 될 거라는 경고가 나왔다. 3040세대를 둘러싼 환경이 이들의 노화를 앞당기는 '가속 노화'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3040세대, 만성질환 유병률 높지만 인지율은 낮아
인간의 기대 수명은 점차 늘고 있다. 그래서 지금을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 100세 인간) 시대라고도 한다. 그러나 과연 오래도록 '젊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2021년 질병관리청이 밝힌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유독 3040세대에서 고혈압, 당뇨, 비만과 같은 만성질환 유병률이 현저히 높게 나타났다. 30대 남성의 58.2%, 40대 남성의 50.7%가 비만이다. 40대 남성의 고혈압 유병률(31.5%)은 1998년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40세대의 고혈압·당뇨병 등의 인지율이나 치료율은 50% 미만이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는 이러한 조사 결과가 3040세대의 가속 노화의 간접적 근거라고 말한다.
가속 노화는 신체 기능의 노쇠화를 속도로 나타낸 생물학적 개념이다. 올 초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개최한 '노인 건강 관리 정책 방향' 원탁 회의에서 "숫자 나이와 생물학적 신체 나이는 일치하지 않으며, 뭘 먹고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노화 속도가 달라진다"라고 가속 노화의 개념에 대해 설명했다. 정 교수는 젊은 층의 가속 노화를 앞당기는 주요 요인으로 '스트레스와 초가공 식품, 가공식품 등에 노출된 환경' 등을 손꼽았다. 또한 이러한 젊은 시기의 가속 노화는 장년기의 만성질환과 노년기의 기능 저하를 앞당기는 주요 원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초가공식품 즐기는 식습관, '가속 노화' 촉진
우리의 생활방식은 노화의 속도를 결정짓는데 영향을 끼친다. 노화를 앞당기는 생물학적 조건의 핵심은 만성염증과 인슐린 저항성을 만드는 생활습관, 즉 몸을 편하게 하는 '쾌락 중독' 환경이다. 초가공식품이나 고당부하식품을 주로 섭취하고, 술과 담배를 즐기며, 걷지 않는 습관, 스트레스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안락함을 가져오는 가속 노화의 근본적 오류를 이해하고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고자 한다면 '내재 역량'을 키우면 된다.
내재 역량은 WHO가 2017년 제시한 개념으로 '건강하게' 나이 드는 것을 나타내는 척도이다. 신체·정신·사회적 기능 요소를 종합해 가시적인 건강 지표뿐만 아니라 적절한 휴식, 마음 챙김, 인생 목표와 자기 효능감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내재 역량을 관리하기 위한 노력은 가급적 일찍 시작하는 것이 좋다. 또한 일찍 시작하는 것만큼 오래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신선한 채소 먹고 꾸준히 운동하는 생활 습관 가져야
가속 노화를 피해 제 속도대로 늙기 원한다면 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되 건강한 방식으로 나이가 들면 된다. 건강을 위해 고당부하, 고지방, 초가공식품 등 만성염증을 일으키는 음식은 멀리하는 것이 좋다. 특히 단순당과 정제곡물처럼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식품은 인슐린 분비량을 늘릴뿐 아니라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고 활성산소를 촉진한다. 따라서 단순당과 정제곡물을 피하고 치즈와 붉은 고기는 조금만 먹는 게 좋다. 대신 신선한 녹색 잎 채소와 달지 않은 과일을 섭취하고 인위적인 초가공식품을 멀리하는 식사를 해야 한다.
잘 자는 것도 중요하다. 평소 수면의 양과 질이 불충분하다면 결코 건강할 수 없다. 우리 몸은 잠들어 있을 때 뇌를 비롯한 여러 장기들의 에너지를 충전하고 면역력을 키운다. 양질의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심혈관계 긴장도가 높아지고 면역력이 떨어지며,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증가한다. 또한 인기 기능 저하도 가져올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만성적인 수면 부족이야말로 초강력 가속 노화 인자로 꼽힌다. 적절한 수면 시간은 개인차가 있겠지만, 성인 기준 최소 하루에 평균 7~8시간 정도는 자는 것이 좋다.
가능한 한 젊은 시기부터 자연스러운 신체활동을 해야 한다. 신체 기능은 노화 속도를 제어하는 핵심요소이기 때문이다. 운동은 점점 노화되는 몸과 마음의 성능을 강하게 단련시킨다. 최소 주 3회 정도 중강도 이상의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 스트레칭을 번갈아가며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서애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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