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급락은 진정됐지만"…망설여지는 매수[라덕연 종목 지금은③]
증권사 리포트 태부족, 개인투자자 정보 공백
[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지난 4월 라덕연 사태 이후 평균 70% 폭락하면서 8개 종목들의 향후 주가 향배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가가 추가로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며 당분간 횡보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시간이 상당 부분 흘렀고 거래가 재개되면서 적정주가에 대한 탐색이 충분히 이뤄졌다. 어느 정도 주가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새로운 특별히 기업가치에 영향을 줄수 있는 중요한 사안들이 생기지 않는다며 당분간은 현재와 비슷한 수준에서 횡보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한 국내주식 펀드매니저도 "현재 주가는 어느 정도 빠진 상태라 더 이상 급락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괜찮은 회사들인데 가격이 많이 오른 것이 문제였다. 펀더멘탈과 성장성은 지금도 여전하다"고 말했다.
다만 투자심리가 위축된 종목들이라 가파른 회복이나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펀드매니저는 "기관과 외국인이 들어와야 물량을 받아줄 상대가 생기는데 아직은 개인 거래가 대부분"이라며 "외국인들이 본격적으로 사기 시작하면 매력있는 가격대로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개인투자자들은 라덕연 사태로 불리는 1차 하한가 사태가 발생한 4월24일부터 이달 6일까지 서울가스와 삼천리, 하림지주, 다올투자증권, 선광, 세방, 대성홀딩스, 다올투자증권 등 8개 종목을 2363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사태 초기 연이은 하한가로 주가가 폭락하자 일시적 반등을 노린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대거 사들인 것이다.
8개 종목은 여전히 사태 이전 대비 평균 -70%의 낙폭을 기록 중이다. 특히 해당 종목을 담은 상장지수펀드(ETF) 보다 개별 종목에 투자한 개미들의 타격이 더 크다. ETF 편입금액 비중이 낮아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작기 때문이다.
하한가 사태 당시 한화자산운용은 8개 종목 중 6개 종목을 담은 'ARIRANG ESG가치주액티브' ETF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자 해당 종목을 편출했고, 현재까지 재편입된 종목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4월24일 이 ETF의 3개월 수익률은 0.74%였으나 지난 5일 현재 -10.95%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자산운용사들은 문제가 된 종목들을 포함한 ETF 상품에서 이들 종목을 편출하지 않고 비중을 줄이거나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 컨설팅본부장은 "치명적인 문제가 생겨서 투자주의·경고 종목이 되거나 상장폐지가 됐을 경우 편출을 하지만 지수 급락으로 종목을 편출하지는 않는다"면서 "ETF 안에 8개 종목의 비중이 미미해 전반적인 수익률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패시브 ETF는 주가가 빠지면 보유 수량은 그대로인데 비중이 자연스럽게 조절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개인투자자들이 투자에 참고할 수 있는 증권사들의 애널리스트 보고서가 턱없이 부족해 '깜깜이 투자'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주가 급락 사태 당시 8개 종목 중 4개 종목에 대한 리포트만 나와있고, 모두 '매수' 의견이었다. 투자자 입장에서 회사의 주가를 판단하기가 어려워 작전 세력에 현혹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IBK투자증권이 사태 이후 유일하게 하림지주에 대한 매수 리포트를 내놔 주목받고 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과도한 변동성의 후유증으로 주가 흐름에 의심을 갖게 될 확률이 높고, 투자 심리 안정을 위한 조정 기간의 필요성도 이해된다"면서도 "비상장자회사의 가치 현실화에 대한 기대감도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 달라진 것은 주가 그래프일 뿐 기업의 내용과 사업 계획은 변함이 없다"며 목표주가를 1만5000원으로 높였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많이 싸졌다는 이유만으로 투자를 결정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 선임연구위원은 "주가가 많이 빠져서 '다시 사볼까'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 예전 주가가 적정한 주가라고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가격이 많이 떨어져 싸보일 수 있지만 오히려 적정 주가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단순히 많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이들 종목들에 대해 투자 판단을 내리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o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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