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의 인내와 기다림···두산, 로하스로 ‘정답’ 확인했다

안승호 기자 2023. 7. 9.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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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로하스. 정지윤 선임기자



‘퇴출설’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성적이었다. 지난 달 10일 잠실 KIA전을 마지막으로 2군으로 내려갈 때의 타율이 0.205였다. 홈런을 10개나 때린 덕분에 OPS는 0.728로 상대적으로 나았지만, 팀 평균 지표를 주도적으로 끌어올릴 정도는 아니었다. 외국인타자라는 타이틀로는 이래저래 모자람이 많았다.

그런데도 이승엽 두산 감독이 그의 부활을 기다린 것은 그의 ‘오리지널 타격 밸런스’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 감독은 호세 로하스가 4할 타율을 기록했던 시범경기 때를 비롯한 시즌 전 타격 밸런스와 스윙 궤도를 정확히 시야에 담아두고 있었다. 정규시즌 개막 이후 부진에는 여러 문제가 작용했을 것으로 보면서도 결과적으로 본인 스윙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처음과는 스윙이 다르다”면서 본인의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도 했다.

감독으로서는 인내의 시간이었다. 중심타선과 외야 한자리를 안정적으로 맡아줘야 할 로하스가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사이 또 다른 외야 주전 카드인 김인태도 어깨 부상 장기 결장에 들어가자 조바심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 속마음은 시커멓게 타들어 갔을 게 뻔했지만, 되도록 표를 내지 않으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기다림이었다.

이승엽 두산 감독. 정지윤 선임기자



이 감독이 짧지 않았던 기다림 속에서 정답을 확인하고 있다.

두산은 시즌 전만 해도 타선에서는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은 가운데 마운드에서 변수가 있을 것이란 시선을 받았으나 개막 이후로는 정반대의 레이스를 했다. 전체 타선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 찬스 때마다 집중력에서는 아쉬움이 더욱더 컸다. 이 감독은 전체 타선의 흐름을 바로 잡을 키플레이어로 매번 로하스를 우선 꼽았다. 로하스가 살아나면 주변을 감쌀 국내 타자들까지 동반 상승할 것이란 계산이었다.

비로소 두산 타선이 이 감독의 계산에 가깝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두산은 지난 1일 울산 롯데전부터 이후 지난 8일 잠실 키움전까지 7연승을 달렸다. 로하스가 비로소 꿈틀대자 전체 타선이 살아나는 흐름이다. 두산은 7연승 기간 팀타율 0.291, 팀OPS 0.803을 기록했는데 이 사이 로하스는 타율 0.381에 OPS 1.091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타석에서 여유가 생겼다. 로하스는 이 기간 2루타 3개를 기록했지만, 장기인 홈런포는 가동하지 못했다. 그러나 7경기에서 얻은 볼넷이 무려 9개에 이른다. 그간 각 구단이 주로 쓴 유인구에 속지 않고 자기 페이스로 타격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수치다.

로하스는 지난달 말 1군 복귀 뒤 처음에는 하위타순에 배치됐지만 최근 경기에서 다시 중심타선인 3번 또는 5번에서 존재감을 높이는 중. 이 감독이 당초 구상에 가까운 곳으로 로하스가 돌아와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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