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위치 SNS 공개한 우크라 유명가수…"바보냐" 누리꾼 한숨

/사진= 보로노바 인스타그램

우크라이나의 한 유명 가수가 자국의 미사일방어시스템 '패트리어트' 정보를 온라인에 유출했다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바벨' 등 우크라이나 매체에 따르면 수도 키이우(키예프)의 한 지방법원은 지난 5일(현지시간) 가수 겸 인플루언서 '보로노바'(이나 체르네츠카)에 대해 징역 5년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혐의를 인정하고 수사에 협조해 온 보로노바는 이 판결로 풀려났다. 그의 변호인은 항소를 포기했다.

보로노바는 지난 5월 아파트 창문에서 우크라이나의 패트리어트 방공 작전 모습을 찍어 그 영상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그런데 자신의 아파트 이름을 게시물에 태그, 결국 아파트 위치를 통해 패트리어트 위치를 노출시킨 혐의를 받는다.

패트리어트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첨단 요격 미사일 시스템으로 지대공 미사일을 포함한다. 이는 단거리 탄도 미사일은 물론, 첨단 항공기나 순항 미사일을 모두 요격할 수 있다. 이 무기는 우크라이나가 그동안 러시아의 공습에 대항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해 온 걸로 평가된다.

영상을 올린 직후 우려가 제기되자 보로노바는 영상을 지웠지만 이미 온라인을 통해 러시아 측에 이것이 흘러들었다. 현지매체와 검찰 등은 이 일로 우크라이나 수도의 방공부대를 위험에 빠트렸다고 지적했다. 당시 우크라이나 방공부대는 키이우 대공습에 나선 러시아가 쏜 18발의 미사일을 요격했다.

현지 누리꾼은 보로노바의 영상 게시에 "러시아가 실시간으로 키이우를 감시하고 있다"며 "대체 어떤 바보가 방공 작전에 위치를 표시해 SNS에 올리느냐"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에 보로노바도 사과하며 수습에 나섰다. 그는 "아이들과 집에 있을 때 동영상을 올렸고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몰랐다. 몇 분 만에 바로 삭제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사과한다"고 몸을 낮췄다.

김성휘 기자 sunnykim@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