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반도체 회복세… 경기저점 통과 중"

최상현 2023. 7. 9.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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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KDI)이 상반기 내내 부진했던 우리 경제가 마침내 저점을 지나고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생산과 수출 감소폭이 전달보다 축소된데다 서비스업에서 양호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KDI는 "제조업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생산과 수출의 감소폭이 축소되는 등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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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생산·수출 모두 호전
고용률도 서비스업 중심 회복
中 경제 회복 땐 시너지 기대
4일 오후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KDI)이 상반기 내내 부진했던 우리 경제가 마침내 저점을 지나고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생산과 수출 감소폭이 전달보다 축소된데다 서비스업에서 양호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2.7%로 낮아진 물가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고용률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실었다.

KDI는 '7월 경제동향'에서 "우리 경제는 제조업 부진이 일부 완화되며 경기 저점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9일 밝혔다.

지난달 경제동향에서 "우리 경제는 최근 제조업을 중심으로 부진한 상황이지만, 경기 저점을 시사하는 지표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했던 것에 비해 진일보한 전망이다. 지난 1월 경제동향에서 "경기 둔화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은 지 6개월 만에 반등 기대감을 내비친 것이다.

KDI는 "제조업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생산과 수출의 감소폭이 축소되는 등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고 봤다. 5월 광공업 생산 증가율은 전월(-9.0%) 대비 1.7%포인트 높은 -7.3%로 조사됐다.

차량용 부품 공급의 정상화로 자동차(16.7%→18.5%)가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고, 전자부품(-29.9%→-19.9%)과 화학제품(-20.0%→16.6%)도 감소폭이 축소됐다.

특히 반도체에서 생산과 수출 모두 호전되는 모습이다. 5월 반도체 생산 증가율은 -16.7%를 기록해 -21.1%였던 전월보다 4.4%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반도체 수출액도 36.2% 감소했던 5월보다 6월(28.0%)에 폭이 줄었다.

서비스업은 여전히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5월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비제조업 업황 전망(BSI)는 7월 78로 장기평균 수준(77)을 상회했다. KDI는 과 소비자심리지수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장기평균을 상회하고 있다.

6월 수출은 전월(-15.2%)보다 높은 -6.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對중국수출(-19.0%) 부진이 지속됐지만, 중국을 제외한 지역으로의 수출(-2.2%)은 부진이 완화됐다. 수출 부진이 완화되고 수입가격은 하락해 무역수지는 11억 3000만 달러 흑자로 전환됐다.

고용 여건도 양호하다. 제조업과 건설업에선 부진이 지속되고 있지만, 서비스업의 높은 취업자 수 증가세가 유지되면서 역대 최고 고용률인 69.9%(15~64세)를 기록했다. 실업률도 2.7%로 역시 최저치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공급 측면에서 상승 압력이 축소되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 6월 소비자물가는 전월(3.3%)보다 상승폭이 축소된 2.7% 상승률을 기록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는 3.5%를 기록하며 여전히 물가안정목표(2%)보다 높지만, 전월(3.9%)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축소됐다.

다만 주요국의 통화긴축과 중국의 경기회복 지연은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았다.세계 제조업심리지수가 지난해 3분기 이후 내내 기준점(100)을 밑도는데다, 산업생산과 상품교역도 정체에 머무르고 있다.

미국과 유로존 등의 물가 상승세가 일단 둔화하지만, 근원물가 상승세가 높아 통화긴축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우리 수출 비중이 큰 중국도 다수의 경제 지표가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는 등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정규철 KDI 경기전망실장은 "우리 경제가 저점을 지나고 있다는 걸 확인하면서 하반기 들어 부진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물가·고용·내수 등에서 양호한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경기가 하반기 본격적으로 회복되면 우리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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