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까지 위험' 미, 우크라 집속탄 지원에 동맹국도 반대

폭탄 안에 다수 소형 폭탄 담긴 집속탄…민간인 피해 우려에 대부분 국가 금지
영국·스페인·캐나다 등 美 집속단 공급 결정 공개 반대
바이든 "어려운 결정…과도기 동안만 지원하는 것"

미국이 러시아와 전쟁중인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지원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서방 동맹국들마저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집속탄은 무차별 살상 무기로 상당수 국가에서 사용이 금지돼 있는데, 불발탄의 경우 어린이 등 민간인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의 결정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현지시간 8일 영국, 스페인, 캐나다 등이 미국의 집속탄 공급 결정에 대해 반대하고 나섰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영국은 '집속탄에 관한 협약(CCM)'에 서명한 123개국 중 하나"라고 말했다.

CCM은 집속탄의 사용과 제조, 보유, 이전을 금지하는 유엔 협약으로 집속탄 제공에 부정적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다만,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은 2010년 발효된 이 협약에 참여하지 않았다.

마르가리타 로블레스 스페인 국방장관도 취재진에게 "스페인은 특정 무기와 폭탄을 우크라이나에 보낼 수 없다는 점에 대해 확고한 약속을 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스페인도 CCM 가입국이다.

캐나다 정부 역시 성명을 통해 "우리는 CCM을 완전히 준수하고 있으며, 이 협약의 보편적 채택을 장려하고자 하는 의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집속탄이 민간인, 특히 어린이에 미치는 영향을 끊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속탄은 하나의 폭탄 속에 여러 개의 소형 폭탄이 들어있는 구조로, 모폭탄이 상공에서 폭발하면 내부에 들어있던 자폭탄이 쏟아져 나와 여러 개의 목표물을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하는 무기다.

전날 미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포함해 고속기동로켓시스템(HIMARS) 탄약 등 모두 8억달러(약 1조412억원) 규모의 신규 군사 지원을 단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CNN 인터뷰에서 집속탄 제공과 관련해 "내 입장에서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동맹을 비롯해 의회와 상의해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 또한 집속탄을 향한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나는 국방부의 권고를 받아들여 영구적이 아니라 이 과도기 동안 우리가 충분한 포탄을 생산할 때까지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집속탄이 도시 지역에서는 사용되지 않고, 적의 방어선을 뚫는 데에만 쓰일 것이라고 부연했지만, 국제사회에서는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유엔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집속탄 사용에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유엔 대변인은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도 "집속탄은 분쟁이 끝나고 한참이 지나서도 민간인의 생명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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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황영찬 기자 techan92@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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