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쓴맛 본 '한국의 오타니'를 꿈꾸는 1라운드 루키...'투타겸업' 할 수 있을까 [유진형의 현장 1mm]

2023. 7. 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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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키움 김건희(18)는 '한국의 이도류'를 꿈꾸는 선수다. 원주고 시절 투수와 포수 포지션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였고 2023 신인 드래프트에서 키움의 1차 지명을 받았다.

홍원기 감독도 그의 재능을 높이 평가해 투타 겸업을 허락했다. 김건희는 시범경기에서 투수와 타자로 모두 출전했지만, 그리 눈에 띄는 성적을 기록하진 못했다. 투수로 1경기 나서 0.1이닝 1피안타 2볼넷으로 4실점 했다. 그리고 타자로는 타율 0.125 2안타 3타점에 그쳤다.

하지만 많은 기대를 받은 만큼 시범경기에서 좋지 못한 성적임에도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지난 4월 4일과 5일 LG를 상대로 1군 데뷔 무대를 가졌지만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아직 1군에서 뛸 준비가 안 됐다고 평가한 홍원기 감독은 그를 퓨처스리그로 내려 재정비할 시간을 줬다.

그리고 지난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로 다시 1군 무대를 밟았다. 그동안 퓨처스리그에서 투수와 타자로 꾸준히 출전한 그가 1군에서 투수와 타자 중 어떤 포지션으로 자리를 잡을지 궁금했다. 홍원기 감독의 선택은 투수였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르기는 쉽지 않은 법이다. 0-6으로 뒤진 8회 1사 2루에서 첫 1군 마운드에 오른 김건희는 허경민, 양석환, 양찬열을 상대로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2피안타 1사사구 3실점으로 무너졌다. 직구 최고구속 147km를 기록하긴 했지만 두산 타자들은 손쉽게 쳐냈다. 슬라이더는 커트해 내고 직구는 기다렸다는 듯이 정확하게 배트 중앙에 맞혀 냈다.

하지만 이날 등판은 김건희가 한 단계 앞으로 나가기 위한 좋은 경험이었다.

다음날 8일 경기에 바로 증명했다. 2-5로 뒤지고 있던 8회 구원등판한 김건희는 6타자를 상대 2피안타 무실점 투구를 했다. 눈에 띄었던 건 18개의 투구 중 17개가 직구였다는 것이다. 이날 직구 최고구속은 144km에 그쳤지만 안정적인 커맨드로 볼 끝이 묵직한 공들이 포수 미트로 파고 들어갔다. 타자들이 예상했던 것 보다 묵직한 공이 빠르게 들어오니 배트 타이밍은 조금씩 늦었고 파울 타구와 외야 플라이 타구가 많이 나왔다. 이렇게 단 두 경기만에 1군 투수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김건희는 타자로도 기회만 주어진다면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고 싶어한다. 그는 투타겸업에 진심이다. 지난겨울 스프링캠프에서 "솔직히 내가 첫 번째 투타겸업 선수가 되고 싶다"라며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제 프로야구 선수로 커리어를 시작한 김건희가 어떤 선수로 성장할지 기대가 된다.

[한국의 오타니를 꿈꾸며 투타겸업에 도전 하는 키움 김건희.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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