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가 되고 싶은 日 화장품..."한국 생산"이 홍보 포인트

정인지 기자 2023. 7. 9.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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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생산한 일본 화장품 브랜드들이 '한국 화장품'을 키워드로 홍보해 인기를 얻고 있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본 오프라인 화장품 시장에서 자국 대형 브랜드들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인터넷 구매가 늘면서 한국 ODM(제조업자개발생산)을 활용한 인디브랜드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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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 판매 상위 1위에 D-RAY, 2위에 미레다 제품이 올라와있다./사진=라쿠텐 캡쳐

한국에서 생산한 일본 화장품 브랜드들이 '한국 화장품'을 키워드로 홍보해 인기를 얻고 있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본 오프라인 화장품 시장에서 자국 대형 브랜드들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인터넷 구매가 늘면서 한국 ODM(제조업자개발생산)을 활용한 인디브랜드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대표 e커머스 중 한 곳인 라쿠텐에서는 지난 4일 일간 화장품 판매 1위에 D-RAY, 2위에 미레다(mileda) 파운데이션이 올랐다. 모두 일본 브랜드지만 한국에 위탁 제조하는 곳이다.

D-RAY의 클리어파운데이션은 △한국화장품 △커버력 △미네랄 △프치프라(중저가 화장품) △무너지지 않는 등의 키워드로 제품을 홍보한다. 이 제품은 지난해 라쿠텐 연간 화장품 순위 1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인터넷 전용상품으로 광고비를 절감해 가격을 낮추면서도 많은 후기로 상품성을 입증했다는 설명이다.

미레다 스무스 파운데이션 역시 △한국화장품 △커버력 △CICA(시카) △프치프라 등을 광고 키워드로 내걸고 있다. 시카는 병풀추출물로, 피부 재생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많은 한국 화장품들이 사용하는 원료다. 미레다는 또 라쿠텐에서 실시간, 데일리 랭킹 1위를 8차례 차지한 바 있다고 홍보한다.

이날 판매 상위 순위에는 오르지 않았지만 라쿠텐에서 '한국화장품' 키워드로 판매되는 △이터널 멀티밤 △코스메드림 시카시트마스크 △Aluce luce 쿠션파운데이션 등도 한국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이다.

한 화장품 ODM 기업 관계자는 "일본은 대형 화장품 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한국에 ODM을 의뢰하는 사례가 많지 않았는데 최근 K뷰티가 인기를 끌면서 인디브랜드가 생기는 것"이라며 "특히 한국에서 전세계로 유행시킨 쿠션, 마스크팩, 밤 종류를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일본 자체 ODM 시장이 크지 않다는 점도 한국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일본에서는 니혼콜마가 일본 내 1위 OEM·ODM기업이지만 연간 매출이 490억엔(약 4500억원) 수준이다. 해외 생산을 제외한 코스맥스, 한국콜마의 국내 연간 매출이 8540억원, 725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약 1.5~2배가 규모가 차이나는 것이다.

다만 해외는 우리나라와 달리 판매사(브랜드사)와 제조사(ODM기업)를 화장품에 모두 기재할 필요가 없는 곳이 많아 한국 개별 ODM 기업들의 기술력을 드러내기 어려운 구조다. 일본 브랜드들도 제조국을 한국으로 표기할 뿐 제조사까지 밝히진 않고 있다.

또 다른 ODM 기업 관계자는 "국내 ODM 기업 안에서도 규모나 기술력에 차이가 있어 우리나라에서는 제조업체의 이름이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기도 하지만 해외에서는 화장품법의 차이로 이런 문화를 만들기 쉽지 않다"며 "고객사 입장에서 자발적으로 기재하고 싶을 만큼 브랜드력을 키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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