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통 걷어찼다 황당 부상' 김하성에 비판보다 격려

8일(한국 시각) 뉴욕 메츠와 홈 경기에서 7회말 2루타를 때린 뒤 3루까지 달려 슬라이딩하는 샌디에이고 김하성. AFP=연합뉴스

자신의 실수를 자책하며 물통을 걷어찼다가 부상을 입은 한국인 메이저 리거 김하성(28·샌디에이고). 그러나 본인이 잘못을 인정한 데다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아 우호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메이저 리그(MLB) 홈페이지의 AJ 캐서벨 기자는 9일(한국 시각) SNS를 통해 김하성의 부상 소식을 전하면서 "다들 실수하고 후회하지 않나"라고 감쌌다. 이어 "김하성은 틀림없는 올 시즌 샌디에이고의 최우수 선수(MVP)"라고 칭찬했다.

황당한 부상을 입었지만 비판보다는 격려하는 모양새다. 캐서벨 기자는 "김하성은 누구보다 열심히 뛰는 선수"라면서 "그는 실수했지만 곧바로 이를 인정하고 다시는 그런 일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김하성은 전날 미국 펫코 파크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홈 경기에 1번 타자 2루수로 나와 7회말 2루타를 때린 뒤 3루까지 달렸다가 아웃됐다. 3 대 3으로 맞선 2사에서 조금이라도 득점 확률을 높이기 위해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를 펼쳤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이후 김하성은 더그아웃으로 들어와 분을 삭이지 못하고 물통을 걷어찼다. 이 과정에서 발가락이 다친 것이다. 김하성은 9회초 수비 때 교체됐고, 팀은 연장 끝에 5 대 7로 졌다.

김하성이 아웃을 당한 뒤 허탈한 표정으로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모습. USA투데이=연합뉴스

김하성은 경기 후 곧바로 실수를 인정했다.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다시는 이런 일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샌디에이고 밥 멜빈 감독도 김하성을 탓하지 않았다. 멜빈 감독은 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메츠와 홈 경기를 앞두고 "김하성은 걷는 데 어려움을 느꼈지만 이는 어제까지의 상황"이라면서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김하성은 골절 등의 큰 부상이 아니라 엔트리에서 빠지지 않았다.

올해 김하성은 84경기 타율 2할5푼5리 10홈런 31타점 16도루로 커리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수비에서도 여러 차례 명장면을 만들어내며 리그 최고 2루수로 평가를 받는다. 야구를 잘 하니 비판을 받을 상황에서 오히려 격려를 받고 있는 셈이다.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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