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트 ‘맑음’ 백화점 ‘흐림’…소매유통업 경기 전망은?

김대영 매경닷컴 기자(kdy7118@mk.co.kr) 2023. 7. 9.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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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라면이 진열돼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가 2분기 연속 상승했다. 그러나 기준치(100)를 크게 밑돌아 경기 회복 기대감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9일 소매유통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3분기 RBSI를 조사한 결과 전망치가 77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RBSI는 유통기업의 경기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이다.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다. 기준치인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100 미만이면 그 반대 의미다.

대한상의는 “금리와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고 본격적인 휴가시즌을 맞이하면서 소매경기 기대감이 점차 살아나고 있다”면서도 “이미 높은 금리⸱물가 수준으로 인해 가계의 소비 여력이 약화돼 소비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매유통업의 모든 업태가 기준치를 밑돌았다. 이 가운데 대형마트가 2분기 87에서 3분기 93으로 가장 높은 전망치를 나타냈다. 가계 소비 여력 약화로 장바구니 부담이 커졌지만 필수재인 식료품 소비를 줄이기 쉽지 않은데다 고물가로 외식을 줄이는 대신 집밥을 찾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코로나19 시기부터 준비한 먹거리, 체험형 공간을 토대로 매장 재단장 효과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편의점(80→86), 슈퍼마켓(58→71), 온라인쇼핑(66→71)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백화점(94→79)은 유일하게 전망치가 낮아졌다.

편의점은 야외활동이 증가하고 아이스크림, 음료, 주류 판매량이 증가하는 최대 성수기 영향이 전망치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또 고물가 영향으로 도시락 등 가공식품 매출이 늘면서 불황기에 강한 면모를 보일 전망이다.

다만, 지난해 대비 5% 인상된 최저임금 부담은 전망치 상승을 제약할 것으로 예상됐다.

백화점은 엔데믹에 따른 해외여행 재개로 명품 매출이 둔화된 영향이 발목을 잡았다. 중국인들의 한국 단체관광이 제약되는 상황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제 산업부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최근 매출 성장률이 꺾이면서 구매 건수도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슈퍼마켓은 고물가 영향으로 내식 수요가 증가하고 주력 상품인 식품 매출 상승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전망치가 개선됐다. 배송서비스, PB상품 강화 효과도 전망치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온라인쇼핑, 대형마트, 편의점과의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은 기대감을 낮게 형성하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온라인쇼핑은 코로나19 이후 대면 소비가 증가하면서 매출 성장세가 주춤한 상태다. 이에 이커머스 업체들은 엔데믹에 따른 야외활동 증가에 맞춰 여행, 문화, 레저 관련 서비스 상품군을 강화해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매유통업체들이 현재 대응 중이거나 역점을 둔 경영 전략으로는 비용 절감이 56.2%(중복응답)로 가장 많았다. 이어 수익 개선 32.6%, 온라인채널 강화 26.6%, 프로모션 강화 18.8%, 오프라인 강화(12.8%) 순이었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엔데믹으로 일상생활이 점차 정상을 찾아가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유통이 채울 수 없는 오프라인 유통의 가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고객들이 매장에서 즐겁게 체험하고 즐기면서 소비자들이 그 공간을 다시 찾고 싶도록 그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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