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 피노키오의 코, 원희룡 장관의 버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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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이 제 발 저리다'는 속담이 있다.
이탈리아 출신 작가 카를로 콜로디는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피노키오 이야기를 만들어, 이 속담을 어린이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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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도둑이 제 발 저리다’는 속담이 있다. 이탈리아 출신 작가 카를로 콜로디는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피노키오 이야기를 만들어, 이 속담을 어린이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사람이 거짓말을 하면 정말 몸 어딘가에 티가 날까? 스페인 그라나다대학 에밀리오 고메스 교수 연구팀은 2018년 학생 6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친구나 연인,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거짓말을 하게 했다. 체열진단 기술을 활용해 분석해보니, 거짓말한 그룹의 학생들은 코의 온도가 최대 1.2도 떨어졌고, 이마의 온도는 1.5도 올라갔다. 이를 활용해 거짓말탐지기를 만들었더니 거짓말을 80%나 간파해냈다. 전에 한 실험에서는 사람이 거짓말을 하면 코 주변 온도가 올라가 ‘코가 커진다’고 봤는데, 상반된 결과였다. 그래도 ‘거짓말하면 얼굴에 티가 난다’는 결론은 같았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중단을 선언해 논란이 되고 있다. 2017년부터 추진해 예비타당성조사를 마치고 이미 예산 투입이 시작된 사업이다. 그런데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이 있는 쪽으로 갑작스레 노선 변경이 추진된 것을 두고 특혜 의혹이 확산되자, 버럭버럭 화를 내는 것으로 답했다.
원 장관은 앞서 3일 ‘늘공’(직업 공무원)들이 정무 감각이 없어 의심받을 일을 생각 없이 추진했다며, 노선 변경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래 놓곤 사흘 만에 돌변해 ‘(더불어민주당은) 의혹 부풀리기에 몰두하지 말고 나를 고발하라’, ‘장관직을 걸 뿐 아니라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했다. 요즘 젊은이들 말로 ‘에바’(error over)다. 뭔가 있다는 의심만 키웠다.
세상사를 재미있는 퀴즈로 풀어주는 일본 퀴즈노크닷컴은 2022년 제작된 디즈니 실사판을 분석해 피노키오의 코는 지름 1.82㎝의 원기둥 모양으로 첫번째 거짓말에 20㎝ 길어지고 두번째엔 40㎝, 세번째엔 60㎝ 길어진다며, 이런 식이라면 여섯번째 거짓말에 3.5미터를 넘겨 휘어져 땅에 닿고 열번째 거짓말에는 부러질 거라 추산했다. 거짓말은 더 큰 거짓말을 낳고 사태를 파국으로 몰아간다는 것을 상징하는 묘사다. 원작 <피노키오의 모험>에선 거짓말로 길어진 코가 제자리로 돌아오려면 진실을 말하거나 딱따구리들이 다 쪼아 먹어야 한다.
정남구 논설위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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