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양평고속도로 논란에 “대통령 부인 정치공세 집착증 수준 넘어”

이두리 기자 2023. 7. 9.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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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선 양평군수와 국민의힘 소속 경기도의원·군의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를 방문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백지화’를 선언한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관련 양평군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소속인 전진선 양평군수가 9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를 항의 방문해 “양평군에 IC(고속도로와 일반도로가 만나는 나들목)가 설치되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추진을 가로막는 민주당의 모든 행위를 멈춰달라”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6일 서울~양평 고속도로사업 건설 백지화를 선언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야당이 가짜뉴스를 유포해 정상적인 사업 진행에 차질이 생겼다는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전 군수는 이날 민주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양평군민의 염원이 담긴 노선 안에 대해 김건희 여사 일가 소유 토지를 문제 삼으면서 양평의 현장이라는 곳에 와서 성명을 발표하는 등 정치 공세를 펼쳤고, 급기야 서울~양평 고속도로 추진이 중단되는 사태를 맞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은 원안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예타(예비타당성조사) 당시의 노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하는데 예타 당시의 노선은 양평군에 IC를 설치할 수 없다”며 원안 실시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전 군수는 고속도로 건설 예비타당성조사 당시 원안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인 정동균 전 양평군수에 대해 “예타는 대략적인 노선안을 가지고 통과된 것이고, 국민의힘 당협위원회에서도 예타 통과 이후 지역 주민과 대화를 통해 강하IC가 있어야 한다고 정 전 군수에게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강하IC가 있어야 한다는 건 정권이 바뀌어서가 아니라 꾸준히 있었던 일인데, 전임 군수가 그런 양평의 현실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군수의 자격이 있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괴담을 제기한 민주당이 2년 전 자신들도 같은 노선을 요구했었다는 사실이 들통나자 우스운 처지가 됐다”면서 “합리적 검토과정을 거치면서 양평군민을 위해 정상 진행 중인 사업에 민주당이 ‘가짜뉴스’라는 침을 뱉어 이 소란을 만들었다”고 썼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민주당이 오죽 시비를 걸었으면 원희룡 장관이 양평군의 숙원사업을 백지화한다 했겠는가”라며 “사업을 본인들의 정치적 수단으로 삼아버린 민주당에 부득이하게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2년 전 민주당 정부 때부터 양평군민들은 분기점이 아닌 IC 설치, 노선 수정을 요구해 왔고 수정안에 민주당 지역위원장과 전임 군수도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먼저 노선 변경을 요구했다는 국민의힘 주장에 대해 전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당시 민주당 지역위원장과 전임 군수는 양평 지역 민심을 반영하여 원안에서 IC를 추가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일 뿐 종점을 변경할 수준의 요구가 아니었고 그 당시는 강상면을 종점으로 하는 현재의 대안도 거론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SNS에 “대통령 부인을 겨냥한 정치공세가 집착증 수준을 넘었다”면서 “가짜뉴스 때문에 서울~양평 고속도로가 중단 위기에 놓였다. 양평 주민들이 피해자이고 민주당이 가해자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풀릴 수 있는 사안이 됐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정우택 국회부의장은 SNS에 “정부·여당이 주민들을 위해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잘 완수하려 해도 민주당은 내년 선거까지 사업을 오염시키고 국정을 방해하기 위한 악질 정치를 지속할 것이 뻔하다”면서 “오죽하면 국토부 장관이 극약처방(사업 전면 백지화)까지 검토했겠는가”라고 썼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을 원안대로 추진해야 한다며 국민의힘 지도부와 다른 입장을 내놨다. 그는 이날 SNS에 “즉시 정치적 대응을 멈추고 원안으로 추진해서 정쟁의 소지를 없애거나 양평군과 시민배심원, 교통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제3의 기구를 구성해서 노선을 결정하고 이를 추진해야 할 때”라고 썼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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