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코인 91% 급등락… 시세조종 먹잇감 됐다

사진 연합뉴스.

국내 거래소에서 주로 거래되는 김치코인 10개 중 9개에서는 가격이 급등한 후에 급락하는 '펌프앤덤프' 양상이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금융연구원이 9일 발표한 '한국 가상자산시장과 펌프앤덤프 현상에 대한 고찰' 보고서에 따르면 가상자산시장에서 자주 관찰되는 시세조종의 양상은 가격이 급등한 후에 급락하는 '펌프앤덤프' 방식인 것으로 나타났다.

텔레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인위적으로 가격을 상승시킨 후, 작전 세력이 오른 가격에서 자산을 매도함으로써 가격이 급락하는 식이다.

관련 논문에 따르면 펌프앤덤프는 여러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자주 관찰되는 현상으로, 약 10분간 지속되는 경향성을 보인다. 또 유동성이 낮고 시가총액이 작은 가상자산일수록 펌프앤덤프의 타깃이 되기 쉽다.

우리나라 가상자산시장은 단독상장 종목의 비율이 높고, 한국 중심으로 거래되는 김치코인의 비중도 커 시세조종의 타깃이 될 확률이 높다.

백연주 연구위원이 지난 2010년 10월 김치코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총 1만6560건의 시간별 가격, 거래량 중 최대 약 4.7%가 펌프앤덤프 사례로 분류됐다.

또한 김치코인 23개 가운데 21개(91.3%)에서 펌프앤덤프로 추정되는 양상이 관찰됐다. 다만 전반적인 펌프앤덤프의 강도는 감소 추세를 보였다 .

백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가상자산시장은 SNS를 이용해 투자자들의 심리를 조작하기 용이한데다, 입법 미비로 불공정 거래를 규율하기 어렵다"면서 "거래소의 상장 심사 절차가 불투명하고 투자자와 프로젝트 업체 간 정보 비대칭이 존재해 시세조종 등 불공정 거래에 취약하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가상자산 관련 정책을 통해 투자자 및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고, 실증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상 거래를 탐지하는 기법의 개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