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는 유엔 산하기구일까 [FACT IN 뉴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방한과 후쿠시마 오염수의 안전성에 대한 보고서 발표로 IAEA의 성격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IAEA가 유엔 산하기구인가 여부다.

9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서는 출연자들간 이 문제에 대한 논란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은 “IAEA는 유엔 산하기구가 아니다”며 “원전국가들이 분담금을 내서 운영하는 기구”라고 말했다.

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저지 대책위원회-국제원자력기구 면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이날 IAEA 홈페이지에 따르면 IAEA는 유엔 시스템 안의 자치 국제기구(autonomous international organization)다. IAEA 사무총장은 유엔이사회의 구성원으로 유엔 사무총장이 주최하는 회의에 정기적으로 참석한다.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IAEA는 1953년 제8차 유엔총회에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의 제창으로 설립됐으며, 2019년 기준으로 171개 회원국이 가입하고 있다. 유엔 총회 구성원(190여개국)과 상당수 구성원이 겹친다. IAEA의 예산은 회원국의 자발적 기여금으로 충당되나, 총회 결의에 따라 각 국가에 할당액이 결정되는 의무분담금 성격을 갖고 있다.

산하기구의 성격을 상위 기구의 지시를 받는 하부 기구로 정의하면 자치기구인 IAEA는 유엔 산하기구가 아니지만, 상위기구와 긴밀한 관계를 가진 기구로 규정하면 IAEA의 성격은 유엔 산하기구로 볼 수 있다.

초점은 IAEA가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유엔의 한 기관으로서 후쿠시마 오염수의 안전성에 대한 공평한 판단을 내리고 있느냐에 맞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IAEA 헌장에 적시된 IAEA의 기능은 △원자력의 세계 평화, 보건 및 번영에 대한 기여 촉진과 확대 모색 △원자력 기술협력 및 지원 제공 △ IAEA의 요청에 따라 또는 IAEA의 감독 및 통제 하에서 제공된 지원이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보장이다. IAEA의 태생적 성격이 원자력의 평화적 활용에 맞춰진 만큼, 환경 문제를 우선해서 판단하는 기구는 아니라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방한 중인 그로시 사무총장은 전날 박진 외교부 장관을 만났으며, 이날 국회에서 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대책위원회를 면담한 뒤 출국한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