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돈이면 차라리 일본 갈래요”…줄어드는 제주 관광객

2023. 7. 9.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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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물가가 많이 올라서, 그럴 바엔 일본을 가야지 싶었어요."

여름 휴가지로 제주도와 일본 사이에서 고민하다 '제주도 물가가 심상치 않다'는 말을 듣고 결국 일본 여행을 선택했다.

이씨는 "제주도로 여행을 갔을 때 쓸 비용을 따져보니 그 돈이면 일본을 가는 게 낫겠다 싶었다"며 "실제로 가보니 지금까지 갔던 일본 여행 중 이번 여행이 가장 저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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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엔저’에 일본행…“제주와 물가 큰 차이 없어”
제주 찾은 내국인 관광객, 전년 대비 41만명 ↓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연합]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제주도 물가가 많이 올라서, 그럴 바엔 일본을 가야지 싶었어요.”

직장인 이시은(29)씨는 지난달 초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 여름 휴가지로 제주도와 일본 사이에서 고민하다 ‘제주도 물가가 심상치 않다’는 말을 듣고 결국 일본 여행을 선택했다. 이씨가 여행 계획을 세우던 당시 엔화 환율은 940원대를 기록할 만큼 엔저 현상이 발생하고 있었다.

이씨는 “제주도로 여행을 갔을 때 쓸 비용을 따져보니 그 돈이면 일본을 가는 게 낫겠다 싶었다”며 “실제로 가보니 지금까지 갔던 일본 여행 중 이번 여행이 가장 저렴했다”고 말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있지만 제주도로 향하는 국내 관광객의 발길이 줄어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 전환 이후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가 올라간 데다 제주도에 고물가 논란이 일어서다. 반면 엔화 가치 하락에 따라 일본 여행비 부담이 줄어들면서 일본 여행을 택하는 관광객은 늘고 있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7일까지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665만761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07만2022명)보다 41만4409명(5.85%) 감소했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줄어든 배경에는 ‘물가 부담’이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제주관광공사의 ‘내국인 제주 방문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제주 방문객은 ‘비싼 물가’를 제주 여행의 불만족 사항으로 꼽았다. ‘물가가 비싸다’고 답한 비중은 2014년 29%에서 지난해 53.4%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일본 여행비 부담이 줄자 일본 여행객은 도리어 늘고 있다. 현재 엔화 환율이 900원 초반대를 밑돌고, 지난 4일엔 8년 만에 800원대까지 하락하는 등 ‘역대급 엔저 현상’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 5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189만8900명 중 한국인은 51만57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최근 일본 여행을 다녀온 윤예림(25)씨는 “엔화가 싸다 보니 국내 여행이나 일본 여행이나 드는 비용엔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아서 일본을 다녀오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 일본 여행을 다녀온 김모(24)씨 역시 “한국에서 외식하면 보통 1인당 밥값으로 1만5000원 정도 생각하게 되는데 일본에선 1만2000원 선에서 괜찮은 한 끼를 먹을 수 있어서 ‘엔저 현상’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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