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해진 안전 교육…반나절 진행해도 모자라죠”
화재·고층 작업 등 건설현장 체험
가상 현실 도입해 교육 효과 높여
개관 후 6000명 대상 교육 진행
달비계는 상부에서 와이어로프, 구명줄 등을 통해 매달린 형태의 비계다. 건물 외벽 페인트칠을 할 때 근로자들이 사용하는 건설 장비를 떠올리면 된다. 바닥에 두꺼운 쿠션이 설치돼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바닥을 쳐다보니 새삼 아찔했다. 체험을 도와준 현대건설 관계자가 “제가 위에서 잡아주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은 귀에 들리지도 않았다.
대형 건설사들이 시공을 맡은 건설 현장에서도 붕괴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안전’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2018년 11월 안전문화체험관을 개관한 이후 그동안 대외기관, 협력사, 현장 근로자 등 6000여명을 대상으로 안전 체험교육을 진행했다.
지난 3월에는 리뉴얼을 통해 최신 AR·VR(가상·증강현실), 건설장비, 보건 부문을 특화해 50개 시설이 마련된 안전문화체험관으로 규모를 더욱 키웠다. 중대재해법 시행으로 건설 현장에서도 근로자 안전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날 체험처럼 약식으로 진행하면 2시간 정도 걸리지만 실제 현장 근로자들을 상대로 교육을 진행하면 6시간을 진행해도 시간이 모자랄 정도”라고 말했다.
안전 관련 체험은 크게 직접 체험하는 방식과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확장현실(XR)을 통한 간접 체험으로 나뉜다. 직접 체험은 달비계 등 고소작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 체험 뿐만 아니라 화재 탈출 시뮬레이션 등이 포함된다.
화재 탈출 시뮬레이션은 어두운 방에 체험자가 들어가면 시작된다. 앞이 보이지 않고, 알수 없는 소리가 난무하는 등 최대한 화재가 발생한 상황과 비슷하게 만들어졌다.
이 방을 탈출하려면 몸을 웅크린채 벽을 두드리며 길을 찾아야 한다. 어둠 속을 헤맨 시간은 대략 3~5분. 쉴새없이 벽을 두드리다보니 체험이 끝나고 오른손 주먹은 벌겋게 부어올랐다.
간접 체험은 건설현장에서 추락이나 충돌 사고 등이 얼마나 순식간에 벌어지는지를 알려준다. 가상·증강 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헤드셋을 끼고 실제 공사현장에 온 것과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날 체험에서는 건설현장에서 작업선, 생명선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은 채 고층 페인트 작업을 할 때 발생하는 추락 사고를 재현했다. 높은 곳에서 떨어진 건설 장비가 화면을 통해 눈앞으로 날아온 순간 체험을 진행하는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움찔했다.
고용노동부·안전보건공단 등에 따르면 2019~2021년 3년 동안 건설현장에서 고소작업대, 굴착기 등 건설장비로 인한 사망 사고 발생 비율은 22.5에 달한다. 공사비가 800억원 이상인 사업장으로 한정하면 이 비율은 32.8%까지 늘어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장에서 경험이 많은 근로자들도 스마트 기기로 사고 발생 상황을 체험하면 ‘우리들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순식간에 사고가 벌어진다”며 “ 산업재해 예방과 선진 안전문화 조성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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