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 매수 혐의로 기소된 30대 무죄 선고…까닭은

법원, 송금 내역 매수대금으로 특정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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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뉴스1) 신관호 기자 = 필로폰을 매수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에게 법원이 경찰의 법정진술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무죄를 선고했다.

춘천지법 형사3단독 이은상 판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A씨(37)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5월 16일 오전 7시 18분쯤 한 계좌로 260만원을 송금하고, 서울 송파구 인근 원룸의 배전함에 놓인 필로폰 10g을 가져가는 등 매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는 당시 A씨가 채팅 애플리케이션인 텔레그램을 통해 연락한 사람으로부터 향정신성 의약품인 메스암페타민(필로폰)을 구매키로 한 뒤 범행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A씨와 그의 변호인은 혐의를 부인했다. 당시 260만원을 송금한 사실은 있지만, 이는 비트코인을 구매하기 위한 대금이었고, 필로폰을 매수한 사실은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송금 내역이 필로폰 매수대금으로 특정하기 어려운 점, 사건관련 경찰이 진술한 A씨로부터 받은 자백내용이 추상적인 점, 경찰관의 법정 진술을 증거능력으로 인정할 수 없는 점 등의 이유에서다.

특히 경찰관은 범행과 관련된 금원의 입금 방식이 ‘무통장입금’이라고 했으나, 공소사실에는 ‘계좌이체’로 적혀 있는 등 진술상 불일치한 점이 재판에서 드러났다.

이 판사는 ”사건 계좌로 송금한 내역은 있으나, 필로폰 매수대금이 아닌 비트코인 매수대금이라고 다투는 이상, 송금 사실만이 기재돼 있는 증거만으론 필로폰 매수를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면서 ”피고인의 자백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행해졌음을 충분히 증명됐다고 보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판시했다.

skh8812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