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IAEA 사무총장 면담 “일본 편향적 검증…방류 연기 요청하라”

더불어민주당이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총장을 만나 일본의 방류를 저지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대책위원회는 오늘(9일) 국회에서 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 등을 만나 이 같이 요구했습니다.

민주당 위성곤 대책위원장은 IAEA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고 결론 내린 것에 깊은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위 위원장은 "IAEA는 오염수가 통제된 방식으로 점진적으로 방되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거라고 결론 내렸지만, IAEA 보고서는 다핵종 제거 설비의 성능 검증을 안 한 채 이뤄졌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용인하는 것은 전 세계 고준위 핵폐기물 해양 투기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위 위원장은 일본에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를 연기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다른 대안을 검토할 것을 공식 요청하며, IAEA에도 함께 해달라고 말했습니다.

국회 본관 앞에서 14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우원식 의원은 "안전하다고 확신한다면 물 부족 국가인 일본 국내에서 음용수로 마시든지 공업·농업용수로 쓰라고 권고할 생각이 없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습니다.

우 의원은 이어 "(IAEA 조사는) 처음부터 중립성과 객관성을 상실한 일본 편향적 검증"이라며 "일본 오염수 방류 계획은 지구적으로 환경에 위해를 끼치는 최악의 선례로 남을 것으로 일본에 방류 연기를 요청해달라"고 말했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그로시 사무총장은, IAEA의 최종 보고서는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결론 내려졌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또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한 염려와 우려를 이해하고 있다"면서 "IAEA는 일본의 계획이 앞으로 잘 지켜지는지 검토하기 위해 후쿠시마에 계속 상주하며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앞으로도 저희에게 어떤 질의가 있다면 언제든지 말씀해주면 응대할 예정"이라며 "오늘 회의가 끝난 뒤 뉴질랜드로 가 그곳에서 우려를 표하는 분들과 만나고 관련된 설명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30분간 이어진 비공개 면담 뒤 민주당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해양 방류가 아닌 다른 대안을 다시 검토하게 하는 것과 오염수 방류 일정 연기하도록 하는 제안에 대해서는 IAEA가 답변을 회피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알프스 설비 성능 검증에 대해서 IAEA 보고서에 내용이 존재하지 않는 이유와 추가 계획' 등 다양한 질문을 던졌지만 "그로시 사무총장은 답변을 하지 않았다. 직접 답변보다는 '추후 계속 대화 이어나가겠다, 궁금해하는 사안에 대해 추가로 서면으로라도 답변하겠다'라고 일관했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환경계획, 유엔인권이사회 등 보건·환경·인권 관련 국제기구들과 함께 새로운 거버넌스를 만들어 오염수 방류가 해양 생태계와 인권, 건강에 미치는 장기 영향을 분석, 검증하자'고 제안한 데 대해선 그로시 사무총장이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다, 제안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해보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원내대변인은 또 "IAEA가 국제 기구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인 논란이 될 수 있는 행동이나 발언을 하고 있어 유감을 표명하고 자제를 당부했다"며 "IAEA 측이 다시 만나 추가로 토론이나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의사와 의지를 적극 피력한 만큼, 앞으로도 계속 대화를 제안하고 추진해나가겠다"고 했습니다.

오늘 일부 시민들은 국회 본청 앞에서 그로시 사무총장 방문에 맞춰 오염수 방류 반대 피켓 시위를 벌였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를 피해 다른 경로로 회의실에 도착했고, 회의를 마친 뒤에도 시위대가 없는 길로 국회를 빠져나갔습니다.

이번 면담은 민주당 대책위가 지난 6일 그로시 사무총장 방한 일정에 맞춰 IAEA 측에 면담 요청 공문을 보냈고, IAEA 측이 이에 답하며 성사됐습니다.

면담에는 민주당 오염수 방류 대책위 측에서는 위성곤·우원식·양이원영·이재정 의원과 한병섭 원자력안전연구소장 등이, IAEA 측에서는 그로시 사무총장과 디에고 칸다노 라리스 수석고문이 참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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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2790@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