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스 방출생→바이아웃 영입생' 이강인(22·PSG) 입단기, 넷플릭스로 나와도 되겠네!
[인터풋볼] 하근수 기자= 그야말로 소년 만화 같은 이야기다.
파리 생제르맹(PSG)은 9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2028년까지 계약한 이강인 영입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 그는 PSG에 입단한 최초의 대한민국 선수가 됐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등번호는 마요르카에서 착용한 'No. 19'를 이어가게 됐다.
이강인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PSG에 입단할 수 있는 건 놀라운 일이다. 새로운 모험을 빨리 시작하고 싶다"라며 각오를 전했다.
지난 시즌 이강인은 '마요르카 그 자체'로 맹활약했다. 매 경기 번뜩이는 탈압박, 저돌적인 드리블, 날카로운 연계가 돋보였다. 스페인 'OK 디아리오'는 이강인에 대해 '지난 10년 마요르카에서 가장 위대했던 선수가 떠난다'라고 치켜세웠을 정도다.
특히 드리블 능력은 유럽 5대 리그 전체를 놓고 봐도 탑급이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지난 시즌 이강인은 무려 90차례 드리블 성공을 기록했다. '월드클래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112회 성공), 'GOAT' 리오넬 메시(102회 성공), '프랑스 리그앙 유망주' 제레미 도쿠(96회 성공)에 이어 유럽 5대 리그 전체 4위다.
괄목할 만한 성장이었다. 지난 2021년 이강인은 유스 시절부터 함께 했던 발렌시아에서 방출을 당하는 신세였다.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폴란드 월드컵 당시 맹활약으로 골든볼을 수상하며 기대를 받았지만 출전 기회는 부족했다.
결국 이강인은 발렌시아를 떠나 마요르카에 새 둥지를 틀었다. 장장 10년 동안 몸담았던 클럽을 떠난 매우 중대한 결정이었다. 첫 시즌은 적응기였다. 2021-22시즌 이강인은 스페인 라리가와 코파 델 레이(국왕컵)를 포함해 1골 3도움을 기록했다.
그렇게 돌입한 2022-23시즌. 이강인은 마요르카 핵심으로 부상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베다트 무리키와 호흡은 물론 직접 돌파 이후 마무리하는 능력까지 선보이며 임팩트를 남겼다. 데뷔 이후 처음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6골 6도움)'까지 달성했다.
지난겨울부터 러브콜이 쏟아졌다. 현시점 전 세계 최고라 평가받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도 마찬가지다. 이강인을 담당하는 하비에르 가리도 에이전트가 맨체스터 시티, 아스톤 빌라, 울버햄튼 등을 방문하면서 이적설이 피어올랐다.
'스페인 라리가 3대장'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도 달라붙었다. 구체적인 영입 계획도 나왔다. 스페인 '엘 골 디지털'는 "마요르카는 이강인을 쉽게 내보낼 생각이 없다. 아틀레티코는 로드리고 리켈메를 건네 이적료를 낮추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협상은 좌초됐다. 아틀레티코는 코로나 팬데믹 여파에 따른 재정난으로 수차례 뜸을 들였다. 비교적 저렴한 바이아웃에도 불구하고 현금에 트레이드를 얹은 제안으로 마요르카를 꼬셨지만 결국 구단 사이 조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대신 이강인은 PSG행 급물살을 탔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에 정통한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PSG와 이강인이 장기 계약에 대한 구두 합의에 도달했다. 메디컬 테스트도 이미 마무리됐다. 마지막 세부 사항 조율만 남았다. 이강인 PSG행 관련 모든 당사자들은 계약 성사에 자신감을 갖고 있으며 두 클럽 사이 구두 합의도 이루어졌다. 서명만 기다리는 중이다"라며 계약 성사를 뜻하는 시그니처 'here we go'를 남겼다.
프랑스 현지에선 루이스 엔리케 감독 선임 발표 이후 영입생 오피셜이 나올 거라 예상했다. 엔리케 감독은 2014-15시즌 당시 바르셀로나와 함께 스페인 라리가, 코파 델 레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으로 '트레블'을 달성했다.
마침내 엔리케 감독이 부임했다. PSG는 5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엔리케 감독이 2년 계약과 함께 1군 사령탑에 부임했음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 그는 2015년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감독상을 포함해 커리어 내내 수많은 개인상을 차지했다. 엔리케 감독은 훌륭한 명성을 바탕으로 합류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곧바로 밀란 슈크리니아르, 마르코 아센시오, 마누엘 우가르테가 차례로 발표됐다. 다음 타자는 이강인이었다. 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파리로 떠난 다음 프랑스에 도착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공식 발표가 나왔다. 발렌시아에서 방출됐던 선수가 '빅이어(UCL 우승 트로피)'를 노리는 PSG에 바이아웃으로 영입된 것.
이강인이 합류할 PSG는 오일 머니 시대 이후 꾸준히 '빅이어'에 도전했다. 네이마르와 킬리안 음바페에 이어 메시까지 합류해 'MNM 라인'이 구축됐지만 실패했다. PSG는 '두 시즌 연속 UCL 16강 탈락'이라는 아쉬운 성적을 낳았다.
과거 스타플레이어들을 영입했던 전략에서 유망주로 선회한 PSG. 이 과정에서 '마요르카 축구 도사' 이강인이 파리지앵 일원이 됐다. 다음 시즌 목표는 매우 분명하다. 이강인과 PSG는 '프랑스 리그앙'은 물론 'UCL 우승'에도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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