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그 한 모금 감로수에 목을 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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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관광대학장을 역임한 서태양 동국대 명예교수가 시집 《좋아서 미운 사람 미워서 좋은 사람》을 펴냈다.
퇴임한 교수가 자서전처럼 정리한 이 시집은 뭇 생명과 세상에 대한 간절한 연가다.
한국문인협회와 국제펜한국본부 회원으로 활동하며 2019년 월간문학 추천으로 등단한 서 교수는 늘그막에 시집을 내고 시인이 된 계기를 이렇게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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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조철 북 칼럼니스트)
동국대 관광대학장을 역임한 서태양 동국대 명예교수가 시집 《좋아서 미운 사람 미워서 좋은 사람》을 펴냈다. 퇴임한 교수가 자서전처럼 정리한 이 시집은 뭇 생명과 세상에 대한 간절한 연가다. '역병으로 단절된 세상'도 서 교수의 시상을 앗아가지 못했다. 고희를 훌쩍 넘긴 나이에도 평생 '스쳐간 인연'의 소중함을 노래하고, '꽃을 좋아하고 무지개를 보며 가슴이 설렌 것도 알고 보니 그대의 몫'이라며 연애 시절의 감성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서 교수는 젊어서 시인이 아니었지만, 노년에 이르러 결국 시인이 될 수밖에 없는 삶을 살았다고 고백한다.
"시로 남기지 않았으면 허공으로 흩어지고 말았을 시간들…"
"40여 년 동안 시와는 영 다른 길을 가느라고 시에 입문할 마땅한 마중물이 없었다. 시인의 언저리만 맴돌며 갈증을 느끼다가 퇴임 후 비로소 선물처럼 시인으로 등단하고 감로수에 목을 축이게 됐다. 유년으로부터 고희를 훌쩍 넘기도록 어설프게나마 순간들을 기록해 두지 않았으면, 코로나로 단절됐던 사회적·정서적 거리를 끄적여 두지 않았더라면, 허공으로 흩어지고 말았을 시간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문인협회와 국제펜한국본부 회원으로 활동하며 2019년 월간문학 추천으로 등단한 서 교수는 늘그막에 시집을 내고 시인이 된 계기를 이렇게 밝힌다. 그는 초판을 내고 나서 시집 제목이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긍정과 부정의 부조화가 낯설게 다가올 수는 있겠다 싶지만, 사랑과 미움은 불변이 아니고 움직이는 구름과 같다. 동전의 그것처럼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좋으면 좋아야 하고 미우면 미워야 한다는 고정된 감정의 틀에 갇힌 것이 아니라, 좋지만 미울 때도 있고 밉지만 사랑스러울 때도 있는 것이다. 그러한 복잡다단한 마음을 고요하게 다스리고 조화시켜 나가는 삶의 지향이 바로 인생이라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서 교수는 이 시집을 통해 '삶의 가장 아름다운 궁극의 미덕은 자비와 용서'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한다. 천년고도 경주에 대한 시가 많은데, 그 이유는 서 교수가 30여 년을 동국대 경주캠퍼스에서 근무하다 보니 신라인들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문화유산부터, 고도의 이름 없는 돌멩이며 풀포기 하나에도 애착을 갖게 됐기 때문이라고.
"넓지 않고 크지 않은 소도시를 샅샅이 두 발로 걷고 또 걸으며 경주다운 향기를 맡고 느끼며 체험하다 보니 그 관심과 땀이 시가 되고 수필이 됐다고 본다. 시란, 수필이란 딱히 누구에게 읽히고 평가받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때가 되면 터지는 농익은 삶의 열매라고 생각한다. 반드시 멋있고 고결한 문학작품이 아니면 어떠랴! 바람과 구름과 연륜을 관통해 몸으로 쓴 시들은 나이를 초월해 깊은 계곡 혹은 작은 도랑이나 실개울의 맑은 물이 되어 쉼 없이 흐르게 돼있다. 그리하여 노년의 삶도 그리 구차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앞으로 의미 부여를 할 좋은 날에 세 번째 수필집을 묶어볼 요량이다. 팔순 즈음에도 내 감성이 녹슬지 않기를 감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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