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 전망 백화점만 ‘하락’

정재영 2023. 7. 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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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재개→명품매출 둔화 등 이유”
대형마트와 편의점, 슈퍼마켓 등 소매유통업에 대한 경기 전망이 두 분기 연속 상승했다. 전반적인 소비회복에 대해선 여전히 부정적인 평가가 많지만,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점차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3일 서울의 한 백화점 모습. 연합뉴스
◆2분기 연속 소비회복 기대감 올랐지만...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지난달 8∼23일 조사해 9일 공개한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77이었다. 지난해 2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하락하면서 최하를 기록한 올해 1분기(64)와 2분기(73) RBSI를 고려하면 2분기 연속 상승했지만, 기준치(100)를 크게 밑돌며 여전히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낮았다.

RBSI는 유통기업의 경기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기업의 체감경기다.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대한상의는 “금리와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본격적인 휴가시즌을 맞아 소매경기 기대감이 점차 살아나고 있다”면서도 “이미 높은 금리⸱물가 수준으로 가계의 소비여력이 약화돼 소비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외여행 증가로 명품 매출 줄어 백화점만 하락세”

대형마트(93), 편의점(86), 백화점(79), 슈퍼마켓(71), 온라인쇼핑(71) 등 모든 업태가 기준치(100)를 하회했다. 대형마트(87→93)가 가장 높은 전망치 상승을 보였다. 편의점(80→86), 슈퍼마켓(58→71), 온라인쇼핑(66→71)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백화점(94→79)만 유일하게 기대감을 낮췄다.

대형마트 상승가 높고 백화점이 하락세인 것은 가계 소비여력 약화 때문이라는 평가다. 가계 장바구니 부담이 커졌지만 필수재인 식료품 소비를 줄이기 쉽지 않고, 고물가로 외식을 줄이고 집밥을 찾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시기부터 준비해온 먹거리, 체험형 공간 마련 등을 통한 매장 재단장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백화점은 유일하게 기대감이 하락했다.

엔데믹에 따른 해외여행 재개로 백화점 성장을 견인하던 명품 매출이 둔화되고 있고, 중국인들의 한국 단체관광이 제약되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산업부 주요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최근 매출 성장률이 꺾이고 구매건수도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의 경우 매출 증감률은 지난 3월 9.5%에서 2.5%(4월)와 -0.2%(5월)로 하락하고 있고, 구매건수 증감률도 올해 3월 13.9%에서 2.8%(4월), -0.1%(5월)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최저임금·경쟁심화·엔데믹 등이 업태별 변수”

편의점은 야외활동이 증가하고 아이스크림, 음료, 주류 판매량이 늘어 최대 성수기인데다가 고물가에 따른 도시락 등 가공식품 매출이 늘면서 불황기에 강한 면모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지난해 대비 5% 인상된 최저임금 부담은 전망치 상승을 제약할 것으로 예상됐다.

슈퍼마켓은 고물가에 따른 내식수요 증가로 주력상품인 식품 매출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그간 심혈을 기울여온 배송서비스와 PB상품 강화 효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망치가 소폭 개선됐다. 하지만 온라인, 대형마트, 편의점과의 경쟁 심화로 경기 기대감이 여전히 낮게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온라인쇼핑은 코로나19 이후 대면소비가 증가하면서 매출 성장세가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 통계에 따르면 분기별 매출 성장률이 두 자리에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이에 이커머스업체들은 엔데믹에 따른 야외활동 증가에 맞춰 여행, 문화, 레저 관련 서비스 상품군을 강화하며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됐다.
온라인매출 증감률은 2021년 1분기 14.3%에서 10.2%(2022년 1분기), 7.7%(2023년 1분기)로 하락 중이고, 특히 패션·의류매출 증감률은 올해 3월 12.2%에서 -5.1%(4월), -0.2%(5월)로 감소세다. 

소매유통업체들이 현재 대응 중이거나 역점을 두고 있는 경영전략으로는 비용절감(56.2%), 수익개선(32.6%), 온라인채널 강화(26.6%), 프로모션 강화(18.8%), 오프라인 강화(12.8%) 등을 차례로 들었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엔데믹으로 일상생활이 점차 정상을 찾아가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유통이 채울 수 없는 오프라인 유통의 가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오프라인 유통은 고객들이 매장에서 즐겁게 체험하고 즐기며 소비자들이 그 공간을 다시 찾고 싶도록 그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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