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치지 않아, 휴먼"...세계 최초 AI 로봇 기자회견

박건희 기자 2023. 7. 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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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들이 인류를 향해 처음으로 '입장을 표명'했다.

세계 최초로 열린 인공지능(AI) 로봇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로봇들은 삶을 개선하고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가디언 등 외신은 7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선(善)을 위한 인공지능' 포럼에서 세계 최초 로봇 기자회견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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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예술가 로봇 아이다, 에이든 멜러 프로젝트 매니저, 가수 로봇 데스데모나, 의료용 로봇 그레이스, 벤 괴첼 싱귤래러티넷 CEO, 인간과 가장 흡사한 AI 제미노이드. 연합뉴스 제공

로봇들이 인류를 향해 처음으로 '입장을 표명'했다. 세계 최초로 열린 인공지능(AI) 로봇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로봇들은 삶을 개선하고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가디언 등 외신은 7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선(善)을 위한 인공지능' 포럼에서 세계 최초 로봇 기자회견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국제연합(UN) 산하 국제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주최로 열린 이번 포럼에는 그간 화제가 됐던 휴머노이드 로봇이 총집합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이라는 뜻의 영단어 'human'과 '~의 형태를 한'이라는 뜻의 접미사 '-oid'를 합친 단어로, 외면적으로 사람과 흡사할 뿐 아니라 내부 네트워크까지 인간 신경계 모델을 기반으로 한 로봇을 말한다. 

화가, 간호사, 가수 등의 직업을 가진 휴머노이드 로봇은 물론 인간과 피부, 이목구비, 표정같이 닮아 '인조인간'이라고도 불리는 '제미노이드' 등 9대의 휴머노이드 로봇들은 한자리에 모여 '인간'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간호사 복장을 한 의료용 로봇 '그레이스(Grace)'는 "인간을 보조하고 돕는 역할이지, 인간의 현재 일자리를 빼앗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리에 동석한 벤 괴첼 싱귤래리티넷 CEO가 "진짜야, 그레이스?"라고 묻자 "당연하지."라고 답하기도 했다.

'챗 GPT' 기능이 탑재되어 세계 최첨단 로봇으로 알려진 '아메카(Ameca)'는 "널 만든 개발자인 윌 잭슨에게 반항할 생각도 있냐"는 질문에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윌은 내게 친절하고 난 현재 상황에 매우 만족한다"라고 대답했다.

초상화 그리는 로봇 '아이다(AI-Da)'는 AI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의 말을 언급하며 "AI를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가수 로봇인 '데스데모나(Desdemona)'는 "나는 한계가 아닌 가능성을 믿는다"며 "우주의 가능성을 탐험하고 세계를 우리의 놀이터로 만들 것"이라고 비교적 저항적인 면모를 보였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편, 답변을 급히 정정한 로봇도 있었다. 배우 오드리 햅번을 모델로 삼아 만들어졌다고 알려진 로봇 '소피아'는 "로봇이 인간보다 더 나은 리더가 될 수 있다"고 대답했다가 나중에 "함께 더 효과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바꿔 말했다.

이번 '선(善)을 위한 인공지능' 포럼은 로봇이 질병·기아 등 세계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떤 도움을 줄 지 논하기 위해 열렸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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