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저점 통과' 진단...中 리오프닝 불확실성은 여전
제조업 부진도 일부 완화...저점 통과 중
수출 감소폭도 축소...반도체 수출은 증가전환
하반기 반등 핵심 '리오프닝'은 지연 가능성
[파이낸셜뉴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9일 "경기가 저점을 지나가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경기저점을 시사하는 지표가 늘고 있다는 한달 전 분석보다 경기개선 쪽으로 전망이 더 이동했다. 반도체 생산과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하며 경기 부진의 핵심으로 지목되던 수출도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KDI는 이날 발표한 '7월 경제동향'에서 이같이 밝혔다.
KDI에 따르면 제조업은 평균가동률이 전월(70.9%)에 비해 2.0%포인트(p) 상승한 72.9%였다. 재고율은 6.8%p 떨어진 123.3%였다. 지표상으로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지속된 서비스업의 완만한 회복세에 더해 제조업 부진도 일부 완화되면서 경기가 추가적인 하락 없이 저점을 다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5월 전(全) 산업 생산은 전월(-1.0%)과 비슷하게 0.9% 감소했지만 월 특성상 조업일수도 0.5일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전월에 비해 부진이 완화된 셈이라고 KDI는 설명했다.
제조업 부진도 완화 기미를 보이고 있다. 광공업생산은 7.3% 감소하며 전월(-9.0%)에 비해 감소폭을 줄였다. 차량용 부품 공급의 정상화로 자동차가 전월(16.7%)에 이어 18.5% 늘어나며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감소가 지속되던 반도체(-21.1%→-16.7%), 전자부품(-29.9%→-19.9%), 화학제품(-20.0%→-16.6%)도 모두 전월에 비해 감소폭이 줄어들며 완화세를 보였다.
반도체는 지난달 재고가 큰 폭으로 증가하며 "여전히 위축된 모습" 진단을 받았지만, 5월 들어 출하가 전월대비 19.0% 증가하면서 재고율은 전월(265.8%)보다 36.3%p 떨어져 229.5%를 기록했다.
전반적인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5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99.9를 기록하며 전월(99.8)보다 한 층 더 기준치(100)에 가까워졌다. 그동안 계속해서 내려갔던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과 동일한 98.4로 하락을 멈췄다.
수출 역시 반도체를 중심으로 감소세가 점차 둔화되며 부진이 일부 완화됐다.
6월 수출은 전월(-15.2%)보다 높은 -6.0%을 기록했다. 감소폭이 완화된 것이다. 지난해 10월부터 9개월간 계속된 감소세를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자동차가 전월(49.3%)에 이어 58.3% 증가했고, 반도체도 전년동월 대비 -28.0%에 그치며 전월(-36.2%)보다 감소폭을 크게 줄였다.
수입은 에너지가격의 급락으로 인해 주요 에너지자원(원유, 석유제품, 가스, 석탄)의 감소폭이 전월(-21.3%)보다 높은 -26.0%를 기록했다. 수출 부진이 완화되는 가운데 수입가격 하락으로 수입액이 큰 폭으로 감소함에 따라 6월 무역수지는 전월 21억2000만달러 적자에서 11억3000만달러 흑자로 전환했다.
다만 중국으로의 수출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6월 대(對) 중국수출은 전월(-21.1%)에 이어 19.0% 감소했다.
세계경제는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와 중국의 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산업생산과 상품교역이 정체되고 제조업심리 등 경기 관련 선행지표가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며 글로벌 경기 부진을 시사하는 지표를 계속해서 기록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다수의 경제지표가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는 등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모습이다. 정책적으로도 유동성 공급 확대 등 경기 부양 조치 강화에 돌입했다.
중국의 5월 생산과 투자, 소비 관련 지표의 증가세가 전월에 비해 모두 둔화됨에 따라 대내외 수요가 위축되며 수출입 역시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하반기 수출 회복의 핵심으로 꼽혔던 중국의 리오프닝 역시 효과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KDI는 "주요국의 통화긴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의 경기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경기 불확실성은 상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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