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 어려운 사회적 약자의 ‘반려견 장례’…서울시, 대행비 지원한다
서울시가 전국 처음으로 이동이 어려운 취약계층을 위한 ‘반려동물 장례 대행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고 9일 밝혔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기초연금을 받는 고령층 1인가구 등 동물 화장장까지 가기 어려운 대상자들이 신청하면 자택으로 반려동물 장례지도사가 방문해 화장을 도와주는 서비스다. 오는 12월까지 6개월간 총 600마리를 지원한다.
서울 시민 가운데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가구는 지난해 기준 22.2%로, 매년 늘고 있다. 동물을 떠나보내는 슬픔은 가족의 죽음과 마찬가지지만 현행법상 동물 사체는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넣어 폐기물로 처리하게 돼 있어 정서상 괴리감이 크다. 2021년 서울시 자체 조사를 보면 반려동물 화장장을 이용한 서울 시민은 46.8%로 전국(30%) 평균보다 높으나 종량제 봉투로 처리하는 시민도 13.1%나 됐다.
이에 수습부터 보관, 이송에 드는 비용을 서울시가 부담하기로 한 것이다. 화장 등 기타 비용은 개인이 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소중한 반려동물을 떠나 보내면서 부담을 덜고 올바른 동물 장례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올해 처음 지원안을 마련했다”며 “장례지도사가 사체를 위생적으로 수습해 일정 기간 냉장 보관 후 화장장으로 이송해 화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반려인이 동행하지 않는 장례 대행 서비스 신청은 (사)한국동물장례협회 산하 한국동물장례문화원(02-6338-0124)에 문의하면 된다. 협회 회원사 6곳에서 화장할 경우 20만~55만원의 화장 비용에서 5만~7만원씩 할인받을 수 있다.
유영봉 서울시 푸른도시여가국장은 “사회적 약자에게 더욱 소중한 가족인 반려동물의 마지막 길을 잘 배웅하고 합법적인 장례를 잘 치를 수 있기를 바란다”며 “반려동물 사체를 생활폐기물로 처리하는 안타까운 사례를 줄이고 생명 존중 문화와 올바른 동물장례 문화가 확산하는 계기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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