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증시, 박스권에서 펼쳐지는 종목장세 뜨거워진다

김소연 기자 2023. 7. 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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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증시 전망] ①
[편집자주] 외국인들의 '바이 코리아(Buy Korea)'로 행복했던 상반기가 끝났다. 지난달 중순만 해도 2600선이었던 코스피는 이달 2500선까지 밀리면서 투자자들의 마음을 애태운다. 하반기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과 자산운용업계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본다.

하반기 증시가 박스권에 갇힌 채 일부만 선별적으로 오르는 종목장세 양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머니투데이가 주요 증권사 전망을 취합하고 리서치센터장 및 자산운용업계 전문가들을 인터뷰해 취합한 결과다. 하반기 코스피 예상밴드는 2400~2700으로 제시됐다. 상반기에 주가상승이 컸던 성장주들은 숨고르기에 들어가고, 그 빈자리를 실적 개선주들이 채울 것이란 의견이 주류였다. 6월 한달 간 코스피 지수가 2540~2650 구간에서 움직인 것도 이런 시각이 선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낙관적인 곳은 KB, 코스피 상단 2920p…보수적인 곳은 신한

이번 전망취합에 포함된 증권사 7곳(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의 리서치센터장들이 제시한 하반기 코스피 저점은 2350~2450선이었다. 하단을 제시하지 않은 곳도 있었다. 코스피 상단은 2700이 많았지만 2920선을 제시한 시각도 있었다.

하반기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보인 곳은 KB증권이다. KB증권은 하단 없이 상단만 2920으로 제시했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3년 이익 전망 하향이 멈췄고, 12개월 선행 EPS(주당순이익)는 4월 초 저점에 도달한 후 반등을 지속되고 있다"며 "본격적인 실적 장세가 시작됐다"고 긍정론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코스피 지수가 2400~2800포인트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글로벌 통화긴축이 종료될 것으로 기대되고 수출 회복세로 기업 이익도 턴어라운드해 증시가 오를 것"이라면서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있고 재정지출이 제한적이어서 (상승) 기울기가 가파르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증권도 하반기 코스피 기대 수익률을 11%로 제시했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분기에는 중국 경기사이클 개선 속도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고 달러 약세, 신흥국 통화 강세가 나타나면서 국내 증시도 좋을 것"이라며 "특히 3분기에는 이듬해 이익 증가율이 높은 업종의 주가가 높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가장 보수적인 곳은 신한투자증권으로, 코스피 밴드 하단을 2300, 상단은 2700으로 제시했다. 하단이 7개 증권사 중 가장 낮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수출 회복에 기반해 기업 이익이 회복될 것"이라면서도 "글로벌 긴축 강화 기조가 나타나는 것이 주가에 부담"이라고 짚었다.

미래에셋증권은 구체적인 코스피 예상지수는 제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상반기 보다 하반기 주가 탄력이 약화되는 '상고하저'를 점쳤다.

대세 상승장 VS 종목장..센터장들의 의견은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센터장들은 증시전반에 온기가 퍼지는 '대세 상승장'보다는 이슈에 따라 개별 기업의 희비가 엇갈리는 '종목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물 경제와 주가 격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에서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한 탓이다. 결국 실적이 뒷받침된 종목만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상반기 뜨거웠던 종목들도 성적표에 따라 주가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봤다.

김상훈 센터장은 "상반기는 유동성의 힘으로 주가가 올랐던 금융장세였다"며 "유동성 때문에 주가는 올라도 EPS(주당순이익)가 하락하기 때문에 펀더멘털보다는 미래 성장 스토리를 가진 코스닥 업체 위주로 올랐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유동성의 힘이 빠지고 실적 장세가 펼쳐지면서 가까운 미래에 실적이 개선될 경기 민감주가 좋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승택 센터장도 "경제 상황과 주가 간 괴리로 인해 종목 쏠림장세가 나타나는 것"이라며 "아직 경기가 불확실한 만큼 투자자들은 정말 상승할 것으로 판단되는 종목이나 산업으로 쏠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창용 센터장은 "하반기 종목장세냐 대세 상승장이냐 여부는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달렸다"며 "중국 부양책 효과가 미미할 경우 종목 압축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증시를 주도할 업종으로는 실적 개선 기대감이 큰 △반도체△IT하드웨어 △조선업종 등이 공통적으로 꼽혔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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