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트랙터도 자율주행으로 논밭 누빈다…165억 몰린 이 기술

김유경 기자 2023. 7. 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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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핫딜]긴트, 165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유치
[편집자주] 벤처·스타트업 투자흐름을 쫓아가면 미래산업과 기업들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 주간 발생한 벤처·스타트업 투자건수 중 가장 주목받은 사례를 집중 분석합니다.

/사진제공=긴트

기후환경 변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식량 안보의 중요성이 커졌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곡물 소비량의 70%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글로벌 식량 가격변동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투자업계에서 농업 관련 혁신기업들이 주목받는 이유다. 정밀농업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한 '긴트'가 그중 한 곳이다.
긴트는 최근 165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투자에는 SGC파트너스, 한화투자증권, 신한자산운용, HG이니셔티브, JB인베스트먼트, 중소기업은행, CKD창업투자, 프라핏-벡터신기술투자조합 등이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다. 농협은행과 계열사들이 결성한 범농협 애그테크 상생혁신펀드와 LB인베스트먼트가 올해 1분기에 결성한 2800억원 규모의 엘비혁신성장펀드II도 첫번째 투자처로 긴트를 선정했다. 지금까지 긴트의 누적 투자유치금액은 약 250억원이다.
구중회 LB인베 전무 "긴트, 아시아 존디어로 성장 기대"
/사진제공=긴트
시리즈B 투자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긴트가 앞으로 아시아의 '존디어(미국 농기계 업체, 시가총액 약 170조원)'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업계를 선도할 인력과 기술을 보유한데다 해당 시장이 성장 중이고, 이미 해외진출에도 성공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투자에 참여한 구중회 LB인베스트먼트 전무는 "2018년 김용현 긴트 대표를 처음 만났고 당시에도 투자하려고 했지만 일정상 못했었다"며 "지난해 11월 정부 혁신과제 성과발표회에서 다시 봤을 때 꼭 투자해야겠다고 결정한 건, 2018년 봤던 사업계획서의 로드맵을 4년여간 그대로 구현해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구중회 LB인베스트먼트 전무/사진제공=LB인베스트먼트

구 전무는 투자를 위해 긴트의 김 대표는 물론 15명 정도의 팀장급 이상 임직원을 일일이 인터뷰했다고 했다. 그는 "현대차에서 전자제어 솔루션을 국산화해본 친구들이 농기계에 접목시키고 있었다. 이만한 팀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쉽게 찾기 어렵다"면서 "이런 팀이 있는 회사들을 인수해 성장한 곳이 지금의 존디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긴트는 트랙터의 핵심부품들을 국산화·내재화하는데 성공했고, 하드웨어뿐 아니라 데이터 기반 서비스 플랫폼 운영 기술도 개발해 소프트웨어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을 정도로 기술력이 단단하다"고 평가했다.

2015년 10월 설립된 긴트는 스마트 농업기계, 건설기계 등 모빌리티 분야 핵심기술인 △전자제어 기술 △자율주행 기술 △데이터 기반 서비스 플랫폼 운영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농업용 자율주행 솔루션 '플루바오토(PLUVA auto)' 출시 후 1년간 약 600대를 판매했다.

이중에는 인도네시아에 수출분도 포함돼 있다. 구 전무는 "긴트는 해외진출 포인트도 확실히 방향을 잡았다"면서 "긴트는 '플루바 케어'를 통해 트랙터 유지보수를 원격으로 할 수 있는데 한국이나 동남아처럼 소형 마력의 하이테크 트랙터가 필요한 지역의 생산량을 높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협은행 "목표대로 성장...후속투자도 가능"
그래픽=김현정 디자인 기자

농식품 펀드를 운영하고 있는 농협은행은 2019년 시리즈A 투자단계에서 20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이번 시리즈B에서도 추가로 20억원을 투자했다. 홍광락 농협은행 농식품투자단 차장은 "농촌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편의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혁신기술이 필요하다"면서 "이러한 정책적인 목적으로 초기 투자가 이뤄졌다면 후속투자 결정은 목표한 단계별 성과를 잘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도 목표대로 성장한다면 추가 후속투자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홍 차장은 긴트의 매력 포인트로 △농기계 자율주행 기술과 솔루션 △확장성 △농업 발전에 기여 등을 꼽았다. 그는 "농기계 자율주행 솔루션인 플루바 오토를 이용하면 농부들이 편한게 농사를 지을 수 있고 야간에도 혼자서 정밀작업이 가능해 생산성도 향상된다"며 "특히 기존 중고 농기계에도 부착해 쓸 수 있는 확장성이 있는 게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긴트는 이번에 투자유치를 기반으로 농기계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와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김용현 대표는 "이번 투자유치로 기존 농기계를 3단계 수준의 자율주행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플루바 오토 프로(PLUVA auto pro) 등 최첨단 농업용 로봇 플랫폼 개발에 착수할 것"이라며 "국내 시장을 넘어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의 신흥 농기계 시장 및 일본, 태국 등의 전통적 농기계 시장에 진출해 긴트의 첨단농업기술을 확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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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경 기자 yune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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