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시 고홈!” IAEA 사무총장의 험난한 한국 방문기… 일주일 사진정리

장승윤 기자 2023. 7. 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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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주차 일사정리

● 韓 입국한 IAEA 사무총장… 거센 항의 시위에 ‘진땀’

사진=뉴스1, 뉴시스

“그로시 고홈!(go home!) 그로시 고홈!(go home!)”

일본 방문을 마치고 7일 밤 한국에 입국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총장은 공항에서부터 거센 항의 시위에 진땀을 뺐습니다. 어제는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을 만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IAEA 최종 보고서 내용을 설명했고 박진 외교장관을 만났습니다. 일정은 모두 비공개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오염수 방류에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과 면담할 예정입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그로시 사무총장은 4일 일본 방문에서 도쿄전력의 다핵종제거설비(ALPS) 처리수 방류가 사람과 환경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염수 삼중수소는 자연보다 5000배 낮다” 고 언급했습니다. 기자회견장에서 해양 방류 외에 다른 선택은 없느냐는 질문이 나왔고 “한국 중국 미국 프랑스 등에서 해양 방류가 현재도 이뤄지고 있다. 해양 방류는 실증 실적이 있는 방법”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IAEA 검증의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대국민 서명운동과 장외집회 개최 등을 이어가는 중입니다. 국민의힘은 야당을 향해 ‘괴담 정치’를 그만두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라 아무리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과학적으로 평가를 한다한들 ‘오염수’ 논란은 오래 갈 모양새 입니다. 국민들은 이 혼란 속에서 과학도 괴담도 아닌 ‘여야의 정쟁’만을 지켜 보고 있습니다.

● 예타 넘긴 사업에 ‘백지화’ 선언, 한 주 강타한 논란 1번지 양평

사진=전영한 기자, 뉴시스, 뉴스1

“날파리 선동에 정치생명과 장관직을 걸겠다. 민주당 간판 걸고 한판 붙자”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한 서울 양평 간 고속도로 사업에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에 원희룡 국토부장관은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업 ‘백지화’를 발표했습니다. 예비타당성조사까지 통과한 사업이고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던 사업에 장관이 일방적으로 백지화한 것을 두고 논란은 더 커졌습니다.

“국책사업이 장난이냐”며 민주당은 공세를 이어갔고 국민의힘 소속인 전진선 양평군수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부는 사업의 전면 중단을 철회하고, 양평군민들은 사업 재개를 위해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사업 전체를 없던 일로 하는 게 아니라 이번 정부에서 진행된 노선 변경 과정에 대해 지역 여론을 수렴 재검토’ 라며 대통령실도 진화에 들어갔습니다. 국토부는 백지화 발언 이후 종합적인 검토에 착수한 상황이라며 “현재로선 백지화 재검토 등 다른 입장 변화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 총체적 부실, 지금이라도 재시공 다행… 하지만 5년 미뤄진 내집 마련의 꿈

사진=김재명 기자, 뉴스1, 뉴시스

올 4월 인천 서구 원당동 검단신도시 신축 아파트에서 일어난 주차장 붕괴 사고 관련 국토교통부가 5일 특별점검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여기에서 설계부터 시공, 감리 등 전 단계의 총체적 부실이 들어났습니다. 시공을 맡은 GS건설은 사고 단지의 모든 건물을 철거하고 전면 재시공하기로 했습니다. 건설사가 부실 시공 사고로 전면 재시공에 나선 건 지난해 1월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후 두 번째 입니다.

이 단지는 1666채 규모로 현 공정은 67% 정도이며 재시공하면 입주까지 최소 4∼5년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철거비와 재시공 비용, 입주자 지체보상금 등을 포함하면 소요 비용이 1조 원에 육박할 거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공사비가 올라 재시공 비용만 3500억∼4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설계, 시공, 감리 어느 한 군데라도 주어진 책임을 다했으면 사태가 이 지경까지는 올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 새마을금고의 추락, 지난해 오픈런에서 지금 뱅크런으로

사진=뉴스1, 뉴시스, SNS캡쳐, 동아일보DB

“출근도 못 하고 새벽부터 돈 찾으러 왔어요. 예금이 보장된다고 해도 불안해서….”

600억 원 규모의 대출채권 부실로 인근 금고로의 흡수합병이 결정된 남양주동부 새마을금고에 예·적금을 해지하려는 고객이 몰렸습니다. 정부는 새마을금고의 인수합병 시 고객 예·적금을 전액 보호하겠다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지난해 금리 상승기에 시중은행에 비해 높은 예·적금 금리를 내걸어 ‘오픈런’이 벌어졌던 새마을금고 지점 곳곳에서 정반대의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분위기 입니다. 정부가 관계기관 합동으로 ‘범정부 대응단’을 구성했지만 새마을금고가 3월 말 기준 연체율이 5.34%로 다른 상호금융권(2.42%)의 2배 넘게 치솟으며 이미 위기설이 불거진 이후에도 상황을 계속 방치하다가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 500일 전쟁, 결의 다지는 젤렌스키 VS 이미지 메이킹 중인 푸틴


“여기 승리의 장소에서 우리 병사들에게 500일간에 대한 감사를 표하고 싶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본토 남쪽 끝에서 약 48㎞ 떨어진 흑해 서북부의 뱀섬을 찾아 장병들의 노고를 격려하는 동영상을 텔레그램에 올렸습니다. 이 섬은 러시아군이 지난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점령했던 곳인데 당시 우크라이나 뱀섬 수비대원들이 섬을 지킨기 위해 끝까지 싸웠던 곳입니다. 결국 러시아군의 수중에 떨어지긴 했지만 같은 해 6월 우크라이나군이 다시 이 섬을 탈환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수비대원들이 섬을 지키는 모습을 담은 우표를 발행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무장 반란 사태 이후 잇따른 공개 행보를 하고 있습니다. 4일 영국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8살짜리 소녀와 그의 부모를 크렘린궁에 초대했습니다. 지난달 28일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남부 지역을방문했을 때 푸틴을 만나지 못했다고 눈물 흘리는 소녀 사진을 보고 마음이 편치 않아 직접 궁에 초대했다고 전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소녀와 그의 어머니에게 꽃다발을 선물했고 재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소녀의 고향 다게스탄에 대한 추가 예산 50억 루블(약 713억 원)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 다부동에 세워진 백선엽 장군 동상, 文정부때 넣은 ‘친일파’ 표현 삭제 추진도

뉴스1
5일 오후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국가보훈부 주관으로 6·25전쟁 영웅 고 백선엽 장군(1920∼2020) 동상 제막식이 열렸습니다. 높이 4.2m, 너비 1.56m 크기의 동상은 2분 주기로 360도 회전하는데 동서남북 대한민국을 수호한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1950년 8월 백 장군이 이끌던 1사단은 다부동에서 북한군 3개 사단을 물리치고 낙동강 방어선을 지켜냈습니다. 전투 당시 지게에 탄약과 식량 등을 지고 국군을 지원하다 희생된 민간인을 기리는 ‘다부동 전투 참전 주민위령비’ 제막식도 함께 열렸습니다.

한편 보훈부는 백 장군의 ‘친일파’ 낙인을 삭제할 방침입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3월 당시 국방부와 보훈처가 ‘친일 장성 안장 현황 정보’를 넣기로 결정하면서 백 장군의 안장식(2020년 7월 15일) 다음 날 문구가 포함되었습니다. 박민식 장관은 “대한민국을 최대 위기에서 구한 영웅이 그런 수모를 겪어선 안 된다”며 친일파 문구 삭제에 대한 법적 검토 등을 거의 마쳤고, 곧 결론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 구미지역위원회가 5일 오후 ‘고 백선엽 장군 동상 제막식 및 3주기 추모식’이 열리는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 앞에서 동상 제막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엄마, 보고 싶었어요” AI로 부활한 순직 조종사

사진=국방TV 캡처
“저는 원하는 일 하다 왔으니 여한이 없어요. 엄마 속상해하지 마세요”

2007년 순직한 박인철 소령(1980∼2007)이 16년만에 어머니를 만났습니다. 5일 방송된 국방TV 프로그램 ‘그날, 군대이야기 故 박인철 소령을 만나다’에 가상인간으로 출연한 박 소령은 어머니와 10분의 짧은 만남을 가졌습니다. 군 당국은 인공지능(AI)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 순직 장병을 가상인간으로 복원한건 이번이 처음인데 박 소령이 생전 남긴 음성과 사진, 동영상이 있었기에 복원이 가능했다고 밝혔습니다.

박 소령(공사52기)은 2007년 7월 KF-16 전투기로 야간 비행 훈련을 하던 중 순직(당시 27세)했고 박 소령의 아버지 박명렬 공군 소령(공사 26기)도 1984년 F-4 전투기를 몰고 훈련에 참가했다가 사고로 순직했습니다. 부자는 국립서울현충원에 나란히 안장돼 있습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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