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인텔 아일랜드 캠퍼스 방문···반도체 공급망 점검

정의선 회장이 지난 7일(현지시간) 반도체 회사 인텔의 ‘아일랜드 캠퍼스’를 방문했다고 현대차그룹이 9일 밝혔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 점검 차원이다.

코로나 19를 거치고, 전기차 및 미래차로 전환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수급은 자동차 회사들에겐 주요 과제가 됐다. 현대차그룹은 인텔, 엔비디아는 물론 최근 삼성전자와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반도체 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업체를 다양화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다.

7일(현지시간) 아일랜드 레익슬립에 위치한 ‘인텔 아일랜드 캠퍼스’ 팹24에서 김흥수 현대차 부사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앤 마리 홈즈 인텔 반도체 제조그룹 공동 총괄 부사장, 닐 필립 인텔 팹24 운영 총괄 부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현대차그룹 제공

정 회장은 지난 7일 아일랜드 킬데어주 레익슬립에 있는 인텔의 아일랜드 캠퍼스를 방문했다. 1989년 가동을 시작한 인텔의 아일랜드 캠퍼스는 인텔의 유럽 내 핵심 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곳에서 인텔의 글로벌 사업 현황 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 앤 마리 홈즈 인텔 반도체 제조그룹 공동 총괄 부사장의 안내로 ‘팹24(Fab24)’의 ‘14나노 핀펫(14FF)’ 공정을 둘러봤다.

‘핀펫’은 정보처리 속도와 소비전력 효율을 높이기 위해 반도체 소자를 3차원 입체구조로 만든 시스템 반도체 기술을 말한다. 팹24에서는 이 기술을 활용해 현대차의 표준형 5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제네시스 G90, 기아 EV9의 ADAS에 탑재되는 ‘CPU’를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정 회장은 올해 초 남양연구소 신년회에서 “현재 자동차에 200~300개가량의 반도체 칩이 들어 있다면 레벨4 자율주행 단계에서는 2000개의 반도체 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한 바 있다.

정 회장은 팹24를 둘러본 뒤 인텔의 팹 운영 현황을 365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는 ‘ROC(원격 운영 센터)’를 찾았다. 여기서 인텔의 반도체 생산 및 공급망 관리 프로세스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ROC는 인텔의 현황을 볼 수 있고, 인텔은 반도체 분야에서 점유율이 높기 때문에 반도체 산업 전반을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가 된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또 미래차로 전환하면서 차량용 반도체는 자동차 산업에서 어느 때보다 중요도가 높아졌다. 현대차그룹은 이런 흐름에 맞춰 인텔, 엔비디아 등은 물론 삼성전자와도 호흡을 맞추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정 회장의 아일랜드 캠퍼스 방문이 추가적인 사업 확대의 의미는 아니라고 해석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